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전세계가 상호관세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 생산 기지를 둔 글로벌 패션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특히 미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큰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류 제조사(OEM·ODM)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을 중심으로 소비자 판매가격이 붙는 상품 이름표(프라이스 택) 생산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 통상 의류 제조사들은 고객사(브랜드사)가 요청한 제품을 생산한 뒤, 이들이 제시한 가격을 프라이스 택에 붙여 완제품을 선적한다. 상호관세가 발효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진 글로벌 브랜드사들이 현재 생산 중인 제품들의 가격 인상을 염두에 두고 프라이스 택의 생산을 멈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외 생산 기지를 둔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의류 제조사와 함께 관세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 '갭(GAP)'과 미국 백화점 브랜드인 '제이씨페니(JCPenney)' 등은 관세로 인한 부담을 국내 의류 제조사들에 FOB(판매자가 물품을 선적 항구까지 운반하는 비용을 포함한 가격) 인하 등을 통해 분담하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을 오로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메꾸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는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것도 대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미국은 대표적 노동 집약 품목인 의류 수요의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봉제 의류 435억달러 가운데 중국·베트남·캄보디아·방글라데시·인도 등 상호관세율 상위 5개국의 비율이 절반을 웃돈다. 가령 갭과 제이씨페니, H&M, 룰루레몬 등의 브랜드는 국내 의류 제조사가 동남아 생산기지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주요 생산 기지는 베트남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에 있으며 이번 상호관세율에서 직격탄을 맞은 국가들이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보면 베트남 46%, 방글라데시 37%, 인도네시아 32% 등이다.
국내 의류 제조사들은 글로벌 브랜드사들의 요청으로 상호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즉각적으로 이를 실현하는게 쉽지 않고 관세 부담을 피하려다 물류비 등 다른 원가가 더 높아질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여기에 나라별 작업자들의 숙련도가 달라 제약이 따른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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