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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성폭행 가해자'의 장례식 기사를, 대체 왜 써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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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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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의 못마침표]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64세 박 모 씨 사건 이후, 언론 보도가 나아진 게 없음에 대한 고찰

 

▲ 고(故) 장제원 전 국회의원의 발인식이 4월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글은 속에서 어지럽게 맴돌던 것들이 정리되지 않아 쓴 글이다. 써놓고 바라보면 대답을 알게 될까 싶기도 했다. 의아하고 의아해, 견디다 못해 혹시 누구라도 이유를 알면 좀 알려달라고, 집단 지성에 기대는 것이기도 하다. 질문은 이거다.

 

'성폭행 피의자'의 장례식 기사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용은 이렇다. 최근 1967년생 장 모 씨가 자살했다. 2015년 11월에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받던 중이었다. 당시 피해자는 장 씨가 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찍었다. 서울해바라기센터서 성폭행 사실을 알렸고, 응급 키트 채취를 했다. 국립과학수사원 감정 결과, 피해자 특정 부위와 속옷 등에서 남성의 유전자형이 검출됐다.

 

피해자는 지난 1월 장 씨를 고소했다. 피의자인 장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리고 지난 1일 밤 11시40분, 서울 강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자살했다.

피해자 시선으로 짐작한다. 그 눈으로 이를 바라본다. 피해자 주장대로 장 씨에게 성폭행당했고, 9년이나 흘렀다면. 장장 3285일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떤 괴로움이 있었을 거며, 그 시간이 흐른 뒤에야, 너무나 어렵게 고소할 수 있었다면 말이다. 이제야 죗값을 물으려 했는데 가해자가 돌연 자살했다면. 어떤 심경일까.

 

그러나 보도는 누구를 향했는가. 장 씨가 숨졌단 기사들이 쏟아졌다. 어떤 정치인이었으며 누구 아들이었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내용과 함께. 발인식은 어디서 열렸고 아들인 연예인 누가 참석해 추모했으며 울었단 식의 보도가 여과 없이 표출됐다.

 

중략

 

실은 이 기사 제목에 대한 이유를 알기에 괴롭다. 써야만 하는 기사였을 거다. 이슈니까, 사람들이 많이 보니까, 조회수가 나오니까, 조회수가 나와야 수익이 되니까, 종이 신문은 강아지 배변판으로나 쓰이는 시대에, 그래야만 언론의 존재 가치를 키울 수 있다고 믿으니까.

그런 기사를 필자 역시 똥같이 많이 써왔음을 고백한다. 나만 깨끗한 척 쓴 글이 아니란 거다. 그보다는 자조(自嘲)에 가깝다. 내가 던진 물음이 내 발등과 몸통을 찍으며 한숨을 쉬는 거다.

 

그렇다면, 이 글은 또 왜 썼는가. '써야 하는 기사'라며 더는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썼다. 같이 반성하자고 쓰는 거다. 비슷한 일이 또 생겼을 때,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작은 방지턱' 하나라도 생겼으면 해서 쓰는 거다. 함께 묻자는 거다. 이걸 씀으로 인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그렇게 말이다.

그럼, 방향을 좀 더 나은 쪽으로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장 씨는 유서로 추정되는 글에서 이리 남겼다고 했다.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상처받았던 분들이 계신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상처받았던 '분들'이라. 정확히 누굴 지칭하는 건가. 용서는 그리 모호하게 구하는 게 아니지 않을까.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죽으면, 공소권 없음으로 자꾸 종결하면, 그런 식으로 가해자는 계속 피하게 되지 않을까. 가해자 없이도 수사는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피해자의 이후 삶은 어떻게 지킬 건가.

 

아마도 그렇게, 조금 더 중요한 물음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5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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