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상에 여념이 없다. 한 달 전엔 미국을 다녀왔다. 조 위원장은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지난 3월 8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을 찾아 WBC 야구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코리안 빅리거와 한국계 선수 10명을 만났다. WBC는 부모와 조부모 중 한 명이라도 연결고리가 있으면 해당 국가의 대표선수로 뛸 수 있다.
WBC는 MLB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총출동하는 대회. 한국 역시 최정예로 전력을 구성해야 한다. 현역 빅리거들의 합류는 다가올 WBC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야구대표팀에 천군만마다. 조 위원장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텍사스 레인저스)과 외야수인 토미 에드먼(LA 다저스) 등을 차례로 접촉하며 WBC 합류 의사를 타진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아메리카대륙을 횡단하는 강행군. 10일 동안 이동 거리만 해도 5000㎞를 넘겼다. 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만난 조 위원장은 “사실 처음 보는 선수들도 있었고, 낯선 분위기에서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했다”면서 “대부분이 어머니가 한국인이었는데, 모두 ‘대표팀에 불러 주면 합류하겠다. 이게 어머니한테 효도하는 길인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힘든지 몰랐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조 위원장은 “어릴 때 입양돼 지금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주전으로 뛰는 롭 레프스나이더도 대표팀 합류에 매우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면서 “빠른 볼을 던지는 더닝과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대표팀에 큰 힘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최근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 대회에서 일본에 9연패를 당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4-3으로 역전승을 거둔 게 마지막 승전보. 이후 2020도쿄올림픽, 2023 WBC에서 매번 졌다. 이정후와의 만남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조 위원장은 “특히 이정후는 에너지가 넘쳤다. 이정후가 ‘이제 국가대표가 더는 자존심을 상해선 안 된다’고 하더라. WBC에서 만날 일본을 꼭 이기고 싶어 하더라”면서 “이정후를 비롯해 다른 한국인 빅리거들도 모두 대표팀 합류를 원했다”고 귀띔했다.
지난 2월엔 빅리그 경험이 있는 류현진(한화)과 양현종(KIA) 등이 대표팀 합류 의사를 피력했다. 조 위원장은 “그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대표팀을 꾸렸고, 김도영과 문동주 등 어린 선수들이 주전 전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나이와 관계없이 KBO리그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최고의 선수들이 더해져야 한다. 베테랑 선수들의 실력이 확인되면 선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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