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연이틀 대폭락
S&P500 하루만에 6% 뒷걸음
애플·엔비디아 이틀새 15% 급락
트럼프 취임 후 11조달러 증발
아시아증시 연쇄 충격 불가피
8일 삼성전자 실적에 촉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후폭풍으로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이 하루 만에 6% 가까이 급락했다. 2000년 4월의 닷컴버블, 2001년 9·11테러 당시보다 일일 하락폭이 더 클 정도로 충격이 컸다.
특히 ‘매그니피센트7(M7)’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경기순환주, 경기방어주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 폭락이 연출됐다. 지난 이틀 동안(3~4일)에만 역대 최대인 6조6000억달러(약 9646조원)가 증발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팬데믹 충격이 닥쳤던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0% 급락한 3만8314.8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5.97% 떨어진 5074.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82% 하락한 1만5587.79에 각각 장을 마쳤다.
S&P500은 팬데믹 확산 공포가 덮친 2020년 3월 16일(-12%) 이후 5년 만에 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닷컴버블이 터져 폭락장세가 펼쳐졌던 2000년 4월의 일일 낙폭(-5.8%)과 9·11 테러 사건 이후 낙폭을 키웠던 2001년 9월(-4.9%)보다 더 하락했다.
지난 2거래일(3~4일)에만 역대 최대인 6조6000억달러가 사라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월 17일 취임한 이후로 계산하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시가총액은 11조1000억달러(약 1경6223조원)가 증발했다.
뉴욕증시 시가총액 1위 애플과 인공지능(AI) 반도체칩 대장 엔비디아는 이틀 새 각각 15.86%, 14.58%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오른팔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도 이틀 만에 15.32% 폭락했다. 심지어 관세 전쟁과 접점이 작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마저 -13.56%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폭락장세가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증시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지난 2년간 펼쳐진 미국 증시 강세장이 끝났다고 분석한다.
앤젤레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가 관세와 무역 정책을 쉽게 포기할 것이라 보이지 않는다. 주가 하락은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칠 나쁘고 일관성 없는 무역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5일 기준 45.31까지 치솟으며 하루 만에 51% 상승했다. 수치가 0에 가까울수록 공포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는 CNN 공포·탐욕지수도 4일 기준 한 자릿수 수치인 4를 기록하며 ‘극심한 공포’ 구간에서도 최고 공포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월가의 대표 ‘기술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조차 “시장은 경제적 아마겟돈(최후의 전쟁)을 예상하고 있다”며 “경기침체가 거의 확실하고, 이건 모두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상호관세는) 워싱턴에서 나온 역사상 최악의 조치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증시는 한동안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미국산 상품 34% 보복관세 및 희토류 수출 제한 등에 다시 미국이 한 차례 더 보복할 경우 증시 불확실성은 한층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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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47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