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패션 기업에 의류를 납품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국가별 상호관세율에 따른 비용 분담을 요구한 사례가 처음 나오면서 그간 저가에 대량 주문을 받아 사업을 영위해온 OEM·ODM 업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 '갭(GAP)'과 미국 백화점 브랜드인 '제이씨페니(JCPenney)' 등 해외 고객사들이 관세로 인한 부담을 FOB(판매자가 물품을 선적 항구까지 운반하는 비용을 포함한 가격) 인하 등을 통해 OEM·ODM 업체들과 분담하자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판매 가격을 올리는데 부담을 느낀 해외 의류 기업들이 원가를 낮추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실제로 갭은 최근 한세실업과 TP(태평양물산) 등 OEM·ODM 업체에 관세 부담을 반반씩 내자고 제안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갭이 이달 초 홍콩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제조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관세 부담을 나눌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제이씨페니도 국내 제조사에 FOB의 5% 이상을 할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문 수량이 늘어날 경우 FOB를 더 낮추는게 조건이다. 이에 국내 OEM·ODM 업체들은 갈수록 관세 분담을 요구하는 해외 기업이 늘어날 것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들 업체들은 현재 베트남 등에 위치한 해외 공장으로 편직물을 수출한 뒤 옷을 만들어 미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주요 생산 기지는 베트남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에 두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보면 베트남 46%, 방글라데시 37%, 인도네시아 32% 등이다. 해외 고객사들의 요청에 따라 관세를 나눠 부담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16~23% 수준으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OEM·ODM 업체들의 마진율이 5~1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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