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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유물도 힙할 수 있죠” SNS 도배한 ‘박물관 굿즈’의 탄생 [주말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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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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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문화재단 기획팀 서지희 과장·김수민 대리 인터뷰
MZ가 사랑하는 ‘유물 굿즈’…“가격만으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뮷즈'를 기획하는 김수민(왼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 대리와 서지희 과장. 윤웅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뮷즈'를 기획하는 김수민(왼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 대리와 서지희 과장. 윤웅 기자


손바닥 크기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보며 마음의 평화를 찾고, 술을 채우면 얼굴이 빨개지는 선비가 그려진 취객선비잔으로 음주를 즐긴다. MZ세대가 전통문화를 즐기는 현대적 방법이다. 이처럼 ‘힙’하게 전통문화를 즐기는 ‘힙트레디션(hip+tradition)’의 중심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2년 ‘뮷즈’ 출시를 계기로 본격 박물관 상품 인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전의 박물관 상품이 방문객이 관람을 마친 후 기념을 위해 구매하는 물건이었다면, 뮷즈는 방문객을 박물관으로 이끈다.


삼국시대 유물인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을 본떠 만들어진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2020년 출시됐다. 본격 출시 전 예약주문만으로 일주일 만에 1차 수량이 모두 판매됐다. 지난해까지 무려 3만7000개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팔렸다. 특히 BTS의 멤버 RM이 2개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소장한 모습을 SNS를 통해 공개해 더욱 화제가 됐다. 올해도 버전3가 판매되는 등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상승세에 2020년 37억6100만원이던 뮷즈 매출액은 지난해 212억8400만원까지 치솟았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뮷즈'의 대표 상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뮷즈'의 대표 상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서지희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 과장은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 적힌 유리컵을 변화의 시작으로 꼽았다. 서 과장은 “당시에는 뮷즈 브랜드가 없었는데 SNS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 이후 반가사유상이 뜨기 시작했고 요즘은 취객선비잔, 석굴암 조명 등이 인기네요”라고 회상했다.



MZ세대에게 익숙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인지도를 높이기도 한다. 김 대리는 스타벅스와 협업해 머그컵, 텀블러, 찻주전자 등을 출시했다. 김수민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 대리는 “차를 끓이는 다도기를 서화 속에서 발견하고 ‘조선의 커피’라는 콘셉트를 녹여보기로 했다”며 “커피 브랜드라는 정체성과 문화유산을 활용한 상품이라는 시너지를 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뮷즈'의 대표 상품인 '취객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뮷즈'의 대표 상품인 '취객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서 과장은 글로벌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와의 협업을 주도했다. “케이스티파이에서 요청했던 유물과 달리 저희는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추천했어요. 케이스티파이는 인왕제색도가 임팩트가 없다고 불안해했죠. 하지만 남녀노소 모두 좋아해 협업 제품 중 가장 많이 판매됐어요. 그럴 때 가장 뿌듯해요.”


상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짧으면 3개월, 길어도 6개월 안에 제품을 내놔야 한다. 기획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유물의 변형 정도. 한눈에 어떤 유물인지 알 수 있으면서도 고루하거나 심심해서는 안 된다. 김 대리는 금동대향로를 모티브로 부여박물관 특화 상품을 기획한 때를 떠올렸다. “일러스트로 풀어냈는데 반응이 크지 않았어요. 유물을 너무 새롭게 변형하면 반응이 없다는 걸 알게 됐죠.”


고심 끝에 출시한 상품의 반응이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서 과장은 임진왜란 특성화 박물관인 진주박물관의 상품을 기획했다. 조선 시대 사용되던 시한폭탄 ‘비격진천뢰’가 폭발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배스 밤을 출시했다. 향과 크기, 색상까지 모두 골랐는데 문제는 색상이었다. 짙은 갈색의 폭탄이 욕조 물에 풀어지자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색이 됐다. 서 과장은 “결국 다른 색을 조합해서 만들었는데 판매가 잘 안 됐어요. 개발 과정은 어려웠는데 그에 비해 판매가 저조해서 아쉬웠던 상품 중 하나에요”라고 말했다.


뮷즈가 이름을 알리자 협업을 제안해 오는 브랜드도 많다. 지난해에는 하이브의 제안으로 반가사유상과 백자 달항아리에 BTS의 노래 가사를 새긴 제품을 출시했다. 빠듯한 일정이지만 협업하고 싶은 브랜드에 대한 꿈은 여전하다. 서 과장은 최근 리빙페어를 방문한 후 ‘일광전구’와의 협업을 희망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김 대리는 월트디즈니와의 협업을 꿈꾼다며 “미키가 청자를 들고 있다거나 유물 속에 디즈니를 녹여내고 싶다”고 말했다.



"가격 지적 아쉬워…상생으로 생각했으면"

이전의 박물관 상품이 책자, 엽서, 배지 등 전형적 상품에 집중했다면 뮷즈는 상품의 경계를 두지 않는다. 빗살무늬 토기를 패턴화한 우양산부터 청자를 모티브로 한 찻잔, 공모를 통해 단청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키보드도 출시됐다. 마스킹테이프, 화병, 소스볼, 조명도 있다.

일상의 모든 물건의 뮷즈가 될 수 있는 만큼 기획자의 눈은 쉴 틈이 없다. 최근 프랑스 파리로 휴가를 다녀온 김 대리는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휴대폰 메모장에 아이디어를 적었다. “좋은 박물관 상품들이 많기도 했지만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연출력이 좋았어요. 뮷즈가 잘하고 있구나 생각도 하고 참고할 부분도 적어놨어요. 어딜 가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적어두게 돼요.”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뮷즈'의 대표 상품인 '석굴암 조명'.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뮷즈'의 대표 상품인 '석굴암 조명'.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뮷즈를 통해 유물을 접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상품을 개발해야 할 유물이 정해지면 도록을 보는 건 기본이다. 지역박물관 특화 상품을 기획할 땐 전국을 누빈다. 학예사와의 소통도 필수다.


경주박물관의 특화 상품 ‘신라의 미소’ 시리즈는 학예사의 조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김 대리는 화려한 신라의 금관 문화가 인기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학예사는 포근하고 소박한 느낌의 ‘신라의 미소 수막새’를 추천했다. 김 대리는 “경주에 가보니 정말 뜨겁더라고요. 신라의 미소 수막새는 처마 끝에 매달린 기와였는데 물이 톡톡 떨어지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서 우양산을 만들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뮷즈'의 대표 상품인 '신라의 미소 소스볼 세트'.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뮷즈'의 대표 상품인 '신라의 미소 소스볼 세트'.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저렴하지 않은 뮷즈의 가격에 아쉬움을 표하는 소비자도 있다. 최대한 국내에서 생산하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확보하려면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가격’이라는 게 서 과장의 설명이다. 특히 공모 상품이 늘어 협업해야 하는 사람이 많아져 그만큼 비용도 증가했다. “어떤 고민과 과정을 거쳐 출시됐는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상품 제작 과정에서 정말 많은 사람의 노고가 들어가거든요. 가격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상생하는 느낌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https://v.daum.net/v/20250406060239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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