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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리뷰] ‘악연’ 시청자 시선 지독하게 옭아매는 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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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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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조차 부재하는 악인들이 서로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며 악연의 늪으로 빠져간다. 최희선 작가의 동명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이 올가미처럼 시청자들의 옭아맬 준비를 마쳤다.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은 의문의 폭발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성명불상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게 화상을 입은 남자. 그리고 의사 주연(신민아)이 화상을 입은 남자의 이름 세 글자 앞에 멈칫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든 사건의 원흉은 사채남(이희준)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채남은 코인을 하려다 감당하지 못할 빚을 지게 되고, 사채업자(조진웅)에게 목숨까지 위협받게 된다. 이 가운데 부친인 박동식(최홍일)이 억대 생명보험을 가입한 사실을 알게된 사채남은 돈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든 장길룡(김성균)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당초 장길룡의 손에 죽었어야 할 박동식은 엉뚱하게도 안경남(이광수)의 차 위로 떨어진다. 여자친구 유정과 함께 있던 안경남은 음주운전을 하던 상태. 음주운전 사고로 인생이 꼬일까 두려웠던 안경남은 박동식을 유기하려고 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목격남(박해수)이 이 광경을 보게되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악연’은 크게 세 개의 갈래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채남과 장길룡, 안경남과 주연, 그리고 주연이 각자의 서사에서 시작해 하나의 사건으로 모아진다. 서사는 사건을 먼저 주고 여기에 얽혀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시청자의 예상을 번번히 빗나가는 방식으로 불쑥 불쑥 숨겨진 악연들이 튀어나오고, 생각지도 못한 차선책을 선택한다.


전개를 예측불가하게 만드는 하나의 조건 중에 하나는 캐릭터에 있다. 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 서사를 주기보다 나쁜놈은 그저 나쁜놈으로만 바라본다. 개연성이 없다기 보다 왜 빌런이 빌런인지 굳이 동기를 심어주지 않기에 이들의 행동반경도 쉽게 가늠할 수가 없다.


배우들의 호연은 ‘악연’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박해수는 문자 그대로 ‘맑눈광’같은 초반 등장부터 악화일로로 치닫는 사건들 속에 극단으로 치닫는 광기까지, 물흐르듯이 그려낸다. ‘악연’으로 악역을 꿈꿨다는 이광수는 물론이고 이희준, 김성균, 신민아, 공승연 등 모두 톡톡히 제 몫을 해낸다.


다수의 등장인물, 동시 다발적으로 사건이 일어나지만 마지막까지 잘 정리가 된 시리즈다. 뭔가 있을 것처럼 잔뜩 힘을 주고 시작해서 장르도 재미도 건지지 못하던 여타 시리즈들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장르적 재미도, 배우들의 연기도, 서사도 모처럼 완성도 높은 넷플릭스 시리즈가 탄생했다.


회당 러닝타임이 그렇게 짧지 않지만 빠른 호흡으로 집중해서 볼 수 있다. 다만 집중해서 보고 싶다면 휴대폰은 잠시 내려두자. 한편 ‘악연’은 오늘(4일) 오후 4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총 에피소드 6개.


https://www.slist.kr/news/articleView.html?idxno=632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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