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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애순, 꼭 하고 싶은 욕심"…아이유, '폭싹'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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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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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잃던 나이가 열 살이었네. 고아 되던 나이가 열 살이었네.' (오애순 시집 '동갑되던 날' 中)


세상천지에 몸 붙일 곳 하나 없다. 애순(아이유 분)은 일찍 부모를 잃었다. 고작 10살 나이에 고아가 됐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견디고 또 견뎠다. "살면 살아져"라는, 엄마 유언을 가슴 깊이 새겼다. 쫄아 붙는 대신, (마음이) 푸지게 살았다. 


"애순이는 아픈 일들을 겪지만 결국 극복하는, 햇볕 같은 사람이에요.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어서 욕심이 났죠."


아이유가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로 찾아왔다. 청년 애순과 딸 금명, 1인 2역을 연기했다.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연신 웃음이 터져나왔다. "정말 행복하다"고 미소 짓고 "너무 감사하다"며 인사했다. 


"처음 대본을 받고 '이런 대본이 나한테 오다니' 했어요. 촬영하면서도 큰 보람이 있었죠. 결과물이 나왔는데 열렬히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주셔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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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 엄마, 울어요"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과 관식의 일생을 사계절에 빗댄 작품이다. 두 사람의 찬란한 삶을 봄과 여름, 가을, 겨울 4막에 걸쳐 펼쳐냈다. 


아이유는 일사천리로 출연을 결정했다. 임상춘 작가 글에 마음이 동했다. "대본이 꽤 긴 분량이었는데 쉬지 않고 후루룩 읽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대본을 보자마자) 바로 연락을 드렸죠. '참여하고 싶다'고 했어요. 특히 1막이 진짜 재미있었거든요. '이 신을 어떻게 구현할까?', '화면에서 어떻게 보일까?' 궁금했어요."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첫 1인 2역이었던 것. 거센 풍파에도 시인의 꿈을 잃지 않는 애순과 그가 애지중지 키운 금명을 모두 소화해야 했다. 


심지어 교복 입은 10대부터 사회적 성공을 거둔 50대까지 감당해야 할 스펙트럼이 넓었다. "부담이 확실히 있었다. 그래도 너무 도전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기왕이면 제대로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치열하게 준비했다. 김원석 감독과 수차례 상의했다. 선배 및 동료 배우들 도움도 받았다. 


아이유는 "어떻게 해야 애순이 같을까, 금명이 같을까 물어보고 다녔다. (함께한 배우들이) 워낙 대단한 분들이어서 양껏, 힘껏 여쭤보고 기댔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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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힝, 나 너무 좋아"


애순과 금명은 모녀지간이지만, 정반대 면모를 지녔다. 한 사람은 "나 너무 좋아"를, 다른 한 사람은 "짜증나"라는 말을 수없이 내뱉는다.


아이유는 부모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음에도, 어딘가 그늘이 진 금명을 표현해야 했다. 그 빈칸은 내레이션을 이용해 채웠다. 


"애순과 달리 금명이는 회고에 가까운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내레이션을 통해 이 사람이 후회했구나, 속마음은 그랬구나 하는 게 잘 설명이 돼 있었어요."


그는 "나 역시 이럴 때가 있다. 속마음과 다르게 말하고 후회한 경험이 100번 정도 있다"며 말을 이었다. 


"(작가가) 내레이션으로 극에서 보여주지 않은 빈칸을 따라갈 수 있게 했어요. (인물을 이해할 수 있는) 장치를 설정해 놓으신 거죠."


그만큼 내레이션이 중요했다. 2개월 넘게 공을 들였다. 목소리 톤의 미묘한 변화도 신경 썼다. 넷플릭스 측에 전달하기 직전까지 수정을 거듭했다. 


아이유는 "제작진과 가장 많이 상의한 부분"이라며 "시청자들이 나중에 알아 차리지만 (내레이션은) 50대 이후 금명이 목소리다. 엄마의 인생, 본인 인생을 되돌아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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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배추 달아요"


또 다른 빈칸은 '믿보배'들이 채워 넣었다. 박보검이 팔불출 무쇠 관식으로 분했다. 늘 애순의 곁을 지키며 '조구'를 전해주고, '양배추 달아요'를 외쳤다. 혁명적인 반바퀴도 해냈다. 


아이유는 동갑내기 박보검에 대해 "존경스럽다"고 언급했다. "'사람이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면이 견고하고 순수하고 배려심이 넘친다"고 추켜세웠다. 


"(촬영한) 1년간 현장에서 여러 일들을 겪다 보면 (본성이) 보이거든요. 그런데 보검이는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었어요. 정말 좋은 사람이자 파트너였죠."


이준영은 금명의 남자친구 영범 역을 맡았다. 출연 분량은 비교적 적지만, 매 회차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자극 받았다. 


그는 "영범은 주어진 신이 많지 않아 어려울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면서 "'어머니' 대사를 반복하는 장면이 있는데 '한 번 더 해봐도 되냐'고 묻더라. 덕분에 더 좋은 연기가 나왔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문소리가 중년 애순 역할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아이유는 "문소리와 2인 1역을 하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청년 애순을 어떻게 하면 모자람 없이 보여줄 수 있을까 긴장했거든요. 그런데 문소리 선배님이 편하게 다가와 주셨어요. 따로 만나 작품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등을 나눴죠. 108배 하는 법도 알려주시고 많은 배려를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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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민 살아진다"


'폭싹 속았수다'는 1막 공개와 동시에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4주 연속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톱 10' 정상을 지켰다. 공개 3주 차엔 글로벌 톱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용두용미' 호평이 쏟아졌다. 세대와 성별, 인종, 문화를 뛰어넘어 전 세계인들을 웃기고 울렸다. '로튼 토마토' 팝콘 지수는 98%를 기록했다. 'IMDb'에서도 평점 9.4점(만점 10점)이 나왔다.


아이유 역시 감동했다. 조심스럽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었다. 고민 끝에 임상춘 작가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폭싹 속았수다'에 참여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중략) 제가 더 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는 "터져 나오는 말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간결한 버전을 생각했는데 후회가 될 것 같더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간을 좀 뺏겠다고, 감사하다고 보냈다"고 했다. 


"(문자 내용) 10할 중 9할이 '감사하다'였어요. 이 판에서 놀아본 것이 너무 신이 났거든요. 계옥(오민애 분) 대사처럼 '지은이 크게 한 번 놀았다' 싶었죠. 남은 1할은 '죄송하다'였는데요. 좋은 기회 주셨는데 (제 연기가) 좀 아쉬웠어요." 


마지막까지 작품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 드라마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건 '살민(살면) 살아진다'라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아이유는 "엔딩이 참 좋았다"면서 "관식의 퇴장이 아쉽지만, 애순이 남편이 떠난 이후에도 책상에 앉고 시를 마저 쓴다. (그럼에도) 잘 살아간다는 걸 보여줬다"며 어딘가에 또 있을 애순이들을 응원했다. 


"'폭싹 속았수다'를 오랫동안 품고 있었어요.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 가을이 돼 수확하는 느낌이더라고요. 아이유도 재정비하고 곧 돌아올 테니 지켜봐 주세요."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33/000011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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