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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윤석열 파면 "깔끔하다!" 내란 맞선 국회 직원들의 눈물과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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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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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국회 의원회관 3층 복도의 숨죽인 대화소리가 헌법재판관(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주문 낭독 직후 우렁찬 박수와 환호소리로 바뀌었다.

"와! 이제 전(前) 대통령이야!"

2024헌나8(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의 결론은 '8(인용)대 0(기각 또는 각하)'. 12·3 내란 123일 만에 헌재에서 만장일치 파면이 나오자 내란에 맞서 국회를 지킨 보좌진들이 "깔끔하다!"라며 환호를 질렀다.

123일 전 그날 국회에 있었던 오가인(30·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비서관)과 원은설(29·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과 천승훈(29·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비서관)도 4일 오전 의원실에서, 의장실에서, 헌재 앞에서 박수를 치거나 눈시울을 붉혔다. 세 사람 모두 내란의 밤을 목격했고, 그 밤에 몸사림 없이 계엄군과 맞섰고, 그 계엄군으로부터 국회를 지켜낸 이들이었다.


<오마이뉴스>는 세 사람에게 ①탄핵선고 직후 기분이 어땠는지 ②무엇을 떠올렸는지 ③12·3 내란 이후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무엇인지 ④헌재 결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⑤파면 이후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 등 공통 질문들을 하루 전날 미리 건네고 이날 오후 답변을 받았다. 윤석열에 맞서 국회라는 보루를 지킨 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



오가인 비서관 "불안한 마음에 월담하는 꿈 꿔"

▲  12·3 비상계엄 당시 오가인 비서관은 국회 담을 넘다 경찰에게 붙잡혀 오른쪽 허벅지와 발목을 다쳤다.
ⓒ 오가인




"오늘 아침에도 비상계엄 그날처럼 월담하는 꿈을 꿨어요. 아까 출근하면서 계속 물어봤어요. 기각되면 어떡해요, 각하되면 어떡해요, 8대 0으로 파면돼야 하는데 안 되면 어떡해요..."

윤석열 파면을 앞두고 밤잠을 설쳤던 오가인 비서관은 "떨리는 심장과 손"을 붙잡고 이날 오전 11시 탄핵선고 생중계를 동료 보좌진들과 함께 지켜봤다. 의원실 TV에서 '만장일치 파면' 주문이 흘러나오자 오 비서관은 "다행이다"라며 "지난해 12월 3일 밤부터 커다란 불안함으로 가슴이 아팠는데 싹 가라앉았다. 가까운 사람들이 다치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들었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불안은 "누군가 다치고 죽을 수도 있다"라는 걱정에서 비롯됐다. 오 비서관은 "윤석열이 파면되지 않고 대통령직에 복귀하면 광화문에 나간 시민들에게 총칼을 겨누고 그들의 신원을 찾아 괴롭힐 수도 있었다"라며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쓰러질 수 있겠다는 불안함이 계속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오 비서관은 이날 헌법재판관들이 "경고성 호소용 계엄이라는 피청구인 윤석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정확히 짚어주셨다"라며 "2시간 만에 계엄 해제가 의결될 수 있었던 건 그날 시민들이 맞섰고 군경이 소극적으로 행동한 '덕분'이라는 단어도 명확했다. 지난 123일 동안 싸우며 그날을 막아냈던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건재함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겠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1분,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택시를 타고 여의도 국회에 도착했다는 오 비서관은 "경찰들이 이미 국회를 에워싸고 있었다"라며 "제가 담을 넘으면서 한쪽 다리를 걸치고 반대쪽 다리를 넘기기 전이었는데도 경찰은 뒤에서 저를 잡아당겼고 오른쪽 허벅지 안쪽부터 종아리와 발목까지 다 멍들고 상처가 났다"라고 설명했다. 그날 경찰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은 것을 계기로 동료 보좌진 20여 명과 함께 윤석열 탄핵소추안에 이름을 올린 오 비서관은 "영광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어떻게 해야 그동안 갈라지고 쪼개졌던 국민들의 마음이 회복되고 화해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오 비서관이 꿈꾸는 탄핵 이후의 세상과 닿아 있었다. 경북 출신인 그는 "제 주변 친구들과 동네 아저씨·아주머니 대부분이 윤석열을 뽑은 사람들인데 소위 극우화됐다는 분들에게 우리는 어떤 말을 하고 마음을 건네야 할까"라는 고민을 앞으로도 계속할 계획이다.




원은설 비서관 "파면으로 위로받고 인정받아"


"축하할 일이라기보단 당연한 일이었어요."

박수는 "잔잔하게" 흘러나왔고 파면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국회의장실에서 일하는 원은설 비서관이 윤석열 파면 결정을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원 비서관은 "특정 정당 혹은 편향된 의견이 아니라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국회에서 일하는 우리로서는 파면 결정까지 참 오래 걸렸다"라면서도 "마음 한 켠을 놓았다"라고 안도했다.

원 비서관은 이날 헌재 선고 요지 중 "피청구인은 국방부 장관에게 국회에 군대를 투입할 것을 지시하였다"로 시작하는 '국회 군경 투입' 부분이 "생생하게 들렸다"라고 떠올렸다. 원 비서관은 "당시 국회 침탈 현장 한가운데에서 유리창이 깨지고 꺼진 불을 다시 켰던 기억이 몸에 생생하게 각인돼 있다"라며 "그날 두려움에 떨었던 보좌진과 비서실 입장에서는 우리가 싸웠던 것이 정당했음을 헌재 결정으로 위로받고 인정받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천승훈 비서관 "탄핵 인용, 누구도 소외받지 않도록"

▲  인간 키세스 짤 주인공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 천승훈 비서관(왼쪽)이 지난 1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탄핵선고 하루 전날부터 이틀 연속 헌재 인근 안국역 탄핵찬성 집회 현장을 찾았다는 천승훈 비서관도 "후련하다"라며 홀가분한 마음을 드러냈다. 천 비서관은 "집회 초기 엉성하게 깃발을 들던 기수들이 이젠 전문가들처럼 각이 딱딱 맞고 하나가 됐다"라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모습들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라고 말했다.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다"라는 윤석열의 주장을 모두 배척한 헌재 결정문은 천 비서관에게 "깔끔하고 좋았"다. 그는 "윤석열의 주장은 비겁한 변명"이라며 "군대와 전투 헬기를 직접 국회에 동원해서 질서유지가 더 안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결정문이 잘 나와서 다행이다. 탄핵선고가 너무 늦어지면서 부담이 됐는데 그만큼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하려는 노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천 비서관은 "이제 탄핵이 인용됐으니 앞으로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면 윤석열 정부 때 거부권 행사로 통과되지 못한 민생 법안들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를 부정"(헌법재판소 결정문)한 윤석열이 거부한 법안들을 다시 통과시키는 데에서 천 비서관이 바라는 탄핵 이후의 세상도 출발할 것이었다.




복건우 기자


https://omn.kr/2cwkw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68633?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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