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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극우에 길 터준 ‘윤석열의 1375일’, 비용은 국민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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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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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39231?sid=100

1375일. 전 검찰총장 윤석열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입문한 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내란죄 형사재판을 기다리는 ‘전직 대통령’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4년이 채 안되는 ‘윤석열의 시간’은 좌충우돌 국정운영, 불통과 독선, 부부에 의한 권력 사유화 등의 오점으로 점철됐다. 급기야 12·3 내란으로 국민이 피와 눈물로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민주적 헌정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윤석열의 파면은 끝이 아니다. 그는 탄핵 심판 과정에서 ‘반국가세력과 싸우자’는 선동으로 강성 지지층을 움직여 극우가 제도 안으로 난입하는 길을 열어젖혔다. 그가 남긴 ‘계몽령’, ‘반국가세력’, ‘중국 간첩론’, ‘부정선거론’ 등 극우의 세계관은 광장으로 침투해 공화국의 민주주의를 지금도 위협하고 있다.

불공정과 비상식
그의 정치적 자산은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 정부와 불화하며 만들어낸 ‘공정’과 ‘법치’의 이미지였다.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전방위 수사와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극한 대치를 이어가며 정치적 몸집을 불린 그는 2021년 3월 검찰총장직을 던지고 나온 뒤 같은 해 6월29일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출마 선언문에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고 썼다.
 

2024년 10월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출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4년 10월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출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어 2022년 3월9일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5월10일 대통령에 취임한 뒤 대선 슬로건이었던 공정과 상식을 스스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특히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한 여러 의혹 앞에서 공정과 상식이란 잣대는 휴짓조각에 불과했다. 김씨의 명품 가방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은 검찰의 ‘특혜 조사’ 논란 속에 기소를 피해 갔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김건희 특검법’엔 세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김씨의 명품 가방 수수에 대해선 “박절하지 못해서”라고 별일 아닌 듯 대응했다. 정치권에서 김건희씨의 국정 영향력이 남편인 대통령(V1)을 능가한다는 뜻을 담아 ‘V0’라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본인을 향한 의혹에도 마찬가지였다. 2023년 7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와 관련한 ‘브이아이피(VIP) 격노설’이 불거졌지만 부인으로 일관했다. 지난해 3월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에 임명한 것은 공정·상식·법치를 모두 내팽개친 상징적 장면이었다. 자신을 겨냥한 ‘채 상병 특검법’은 연거푸 거부했다.
(중략)

불통과 독선
윤석열은 대통령 임기 내내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을 운영했다. 당연히 국회와의 소통과 야당과의 협력으로 국정 동력을 확보해는 게 관건이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집권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를 제 사람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당무에 개입해 당대표 이준석을 쫓아냈다. 그 자리에 자기 사람인 김기현 의원을 앉혔고, 총선 패배 뒤 비대위원장을 거쳐 지도부에 입성한 한동훈 대표와 내내 갈등했다.

야당과는 불통과 독선으로 극한 대치를 이어왔다. 2023년 4월 양곡관리법을 시작으로 비상계엄 선포 전까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25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야당과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을 싸잡아 ‘반국가 세력’,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라고 공격했다. 자기 잘못으로 인해 집권당이 참패한 지난해 4·10 총선에 대해선 일말의 성찰도 없었다. 야당 대표와는 총선 뒤 딱 한 번 일대일 회담을 했을 뿐 다시 만나지 않았다.

‘바이든-날리면’ 비속어 논란(2022년 9월), 이태원 참사(2022년 10월) 등으로 커진 국민의 의문과 분노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외교 역량을 한·미·일 협력과 한·일 관계 개선에 쏟아부었지만, ‘강제동원’이 빠진 사도광산 추도식 등으로 상장되는 ‘굴욕외교’ 논란만 남았다. 지난해 2월 추진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는 의사 수 증가에 따른 의료 서비스 개선이라는 좋은 정책 취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와 갈등을 풀지 못해 1년 넘게 의료 현장의 혼란을 야기했다.

궤변과 선동
12·3비상계엄을 선포한 뒤인 지난해 12월12일 대국민담화에서 윤 전 대통령은 야당의 국무위원 탄핵, 정부 예산안 삭감 등을 거론하며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괴물” “국헌 문란 세력”이라고 야당을 공격하며 불법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그러나 헌법은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정하고 있다. 위헌·위법적인 계엄 선포와 국회 봉쇄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정치인 체포 지시 등으로 국헌을 문란하게 만들고도 망상 섞인 궤변으로 일관하는 그를 국회는 지난해 12월14일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직무를 정지시켰다. 법원이 지난해 마지막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며 그의 폭주도 잦아드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유튜브 상의 극우 논리와 음모론에 경도된 채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과 염원에 끝까지 재를 뿌렸다. 윤석열의 극우 성향은 대통령 취임 초부터 징후를 보였다. 12·3 내란 이후 자신을 적극적으로 비호하는 ‘전광훈 목사류’ 극우 유튜버와 ‘아스팔트 우파’들을 대거 취임식에 초청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이후 정치권 외곽에 머물던 극우 유튜버나 극우 성향 인사들이 공공기관과 대통령실의 공식 직함을 갖기 시작했다. 그가 극우 유튜브 채널을 즐겨 시청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펴는 영상 콘텐츠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다는 이야기가 용산과 여의도에 파다했다.

위기에 몰리자 윤석열의 ‘극우 본색’은 노골화됐다. 올해 1월1일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자유민주주의 수호세력’으로 호명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자신의 체포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비판 세력과 야당을 향한 혐오를 드러내며 극렬 지지층을 부추겼다. 1월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에 체포·구금되기까지 ‘경호처 충성파’를 앞세워 한남동 관저를 ‘요새화’했다. 1월26일 검찰에 구속기소된 뒤에도 그의 궤변과 여론전은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계속됐다.

2월25일 자신의 탄핵심판 11차 변론 ‘최종 의견’ 진술에서도 반성은 없었다. 자신의 내란 행위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하면서 “잔여 임기에 연연해 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 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여,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직무 복귀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윤석열 비용 청구서

내란죄 재판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 등이 진행되며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잘잘못을 따지는 시간은 계속될 것이다. 12·3 내란은 한국의 정치·외교·경제·사회 전반에 심각한 균열과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민생 경제는 활력을 잃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상호관세 부과에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대행체제 정부는 무기력하다. 지난해 12월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윤석열은 국내총생산(GDP) 킬러”라며 “결국 5100만 국민이 이기적인 정치적 도박의 대가를 할부로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광장의 소수에 머물던 극우 세력에게 발언권과 영향력을 키울 정치적 플랫폼을 제공해준 그의 행동으로 인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정상성을 회복하려면 막대한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할 참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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