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까지 정국 혼란 우려도…"대선도 빨리 끝나서 안정되길"
노란우산 폐업건수 증가세…길어지는 경기침체에 '한숨'
중소기업·소상공인들 "경제 위기 극복·역동성 회복에 힘 모아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차민지 기자 = "경기는 나아질까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지켜본 자영업자들은 실낱같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4개월가량 이어진 정국 혼란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데 우선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울 중구의 한 꽃 가게 점원은 "아주 지긋지긋했는데 이제 계속 싸우지는 않을 테니 좀 나아지지 않겠냐"며 "특히 꽃은 좋은 일이 많아야 잘 팔리는데 분위기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평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사람들이 정국이 어찌 될지 모르니 집을 사거나 하는 큰 소비를 하지 않았다. 손님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이제 혼란스러운 싸움을 끝내고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은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이 암울한 사회 분위기의 전환점이 되길 바랐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헌법재판소의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경제적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데 온 국민이 힘을 하나로 모아나가야 할 때"라며 "지금껏 고양된 정치적 열기를 경제로 돌려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분위기 반전을 촉구했다.
중소기업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수출에 직접 타격을 받기도 했었다.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계약 취소, 해외 바이어 문의 전화 증가, 수·발주 지연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탄핵 인용 결정이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제는 정치적 대립과 갈등을 봉합하고,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과 역동성 회복을 위해 국민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은 그러나 당장 경기가 개선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헌재의 선고로 탄핵정국은 해소됐지만 앞으로 치러야 하는 대통령 선거까지 정치적인 혼란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매주 주말 광화문 광장, 국회가 있는 여의도 등에서 산발적으로 정치 집회·시위가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사람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광화문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70대 김모씨는 "세상이 혼란스럽고 경기가 어렵다 보니 평일 저녁 손님이 빠졌다. 특히 이번 주는 평소보다 유난히 손님이 적다"고 전했다.
강남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오피스상권이라 사실 시위와는 상관이 없지만 계엄 이후 나라 분위기가 가라앉은 영향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며 "대선이 빨리 끝나야 좀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음료 도소매업을 하는 한 업체는 "늦어지던 선고가 이뤄져 다행이지만, 당장 오늘부터 주문이 늘어난다거나 상황이 확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정국 혼란이 안정된다 해도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기침체가 오랜 기간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31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