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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인물에 의해 사태 해결의 기회를 마련할 모든 논의가 가로막혀 있다.”
채동영(29)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홍보이사는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의정갈등이 교착 상태인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채 전 이사가 비판한 '특정 인물'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채 전 이사는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수련받던 중 사직한 젊은 의사다. 그는 기성 세대 의사들이 주축인 의협에 지난해 5월 임원으로 합류해 의정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했지만, 임현택 전 회장이 막말 논란 등으로 탄핵당하면서 함께 의협을 떠나야 했다.

채 전 이사는 “박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도 모든 형태의 논의를 거부하면서 말도 안 되는 ‘7대 요구안’만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일대오’를 중시하는 전공의 집단에서 자신들의 대표를 향한 비판을 실명으로 내놓은 것은 채 전 이사가 처음이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의협 활동 등을 하며) 겪은 일을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인터뷰에 나서게 됐다”며 “이제 의료계가 (강경파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욕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터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의대생들은 일단 학교에 등록을 마쳤는데, 전공의들은 어떤가.
“당장 복귀하겠다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지난 1년처럼 계속 가는 게 맞는지에 대한 걱정은 커지고 있다. ‘누워있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이전보다 확실히 많이 들린다.”
-그런 목소리가 왜 의협의 움직임에는 반영되지 않나.
“의협이나 대전협이 정부와 협상에 나서거나 투쟁의 방향을 바꾸려면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박 위원장은 이런 의견 수렴 과정을 전혀 거치고 있지 않다. 그는 1년 전 (당시 의협 집행부에서) 협상의 전권을 주겠다고 했는데도 거절했고, 전공의·의대생 단체와 소통하기 위한 협조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 자신이 의협 집행부에 있는 지금도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구성을 의료계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국회 측 제안을 거절하는 등 모든 형태의 논의 구조를 부정하고 있다. 특정 인물에 의해 의료계 내·외부 의사소통이 차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