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놈은 흑염룡', 문가영 1순위, 최현욱 아닌 반주연 상상하기 어려워"
문가영, 최현욱 주연의 '그놈은 흑염룡'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종영했다.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지만, 시청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올 상반기 '로맨틱 코미디'의 참맛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새겨졌다.
tvN 월화드라마 '그놈은 흑염룡'(연출 이수현, 극본 김수연)이 지난 3월 24일 12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주인공 백수정(문가영), 반주연(최현욱)이 흑역사 첫사랑에서 끝사랑으로 해피엔딩을 이뤘다. 또한 주인공과 또 다른 러브라인을 그렸던 서하진(임세미), 김신원(곽시양)은 이별 후 연인관계를 회복했다.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그놈은 흑염룡'은 흑역사가 되어버린 첫사랑에 고통받는 '본부장 킬러' 팀장 백수정과 가슴 속 덕후 자아 흑염룡을 숨긴 채 살아가는 '재벌 3세' 본부장 반주연의 봉인해제 오피스 로맨스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글로벌 OTT 플랫폼 라쿠텐 비키(Rakuten Viki) 기준 미주 전역과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유럽권, 호주·뉴질랜드의 오세아니아, 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그리고 인도 및 남아시아권까지 무려 109개국에서 주간 랭킹 1위를 기록했고, 일본의 유넥스트(U-NEXT), 인도네시아의 비디오(Vidio) 등 각국 대표 OTT 플랫폼에서도 현지 한국 드라마 부문 1위를 휩쓸었다.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그놈은 흑염룡'.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꽃길 밟으며 퇴장했다.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던 가운데, 이수현 감독과 김수연 작가가 아이즈(IZE)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놈은 흑염룡'이 국내외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소감이 궁금하다.
이수현 감독(이하 이 감독) ▶ 감사한 마음입니다. 수정과 주연의 이야기의 시작이 게임 속에서 만났던 인연이라는 점이나 정모에서 실제로 만나 흑역사가 되었다는 점, 그리고 주연이 '덕후'라는 점을 감추고 살지만 그것을 수정에게 들키게 된다는 점 등이 누구나 겪어 봤을 만한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 국내와 해외 시청자분들께서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는 부분에 깊이 감사함을 느낍니다.
김수연 작가(이하 김 작가) ▶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을까 염려하던 시간을 지나, 저와 같이 '그놈은 흑염룡'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모두 애써 주신 제작진과 배우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놈은 흑염룡'연출(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이 감독 ▶작품 내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유쾌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놈은 흑염룡'이라는 제목을 접하고 작품에 관심을 두게 되시는 분들이 원하는 부분은 무엇보다도 편안하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길 바라는 마음일 것으로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연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려고 하기보다는 시청하시는 분들이 다른 고민 없이 편안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
김 작가 ▶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장면마다 클리셰를 비틀어 '그놈은 흑염룡'만의 색깔을 입히고자 했다. 더불어 개성 강한 주인공들이 어떻게 하면 대중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많이 고민했다.
-'그놈은 흑염룡'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병맛 B급 로코'로 쉽지 않은 호응이었는데, 감독, 작가가 생각하는 '왜'가 궁금하다.
이 감독 ▶ '그놈은 흑염룡'이라는 제목이 주는 인상이 '병맛' 코미디인 것 같다. 이런 부분을 기대하고 시청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초반 회차들은 보다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수정과 주연의 감정이 쌓여가고 관계가 진전될수록 작품 초반의 톤과는 조금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야기가 '병맛' 코미디인 것보다는 주연이 때로 흑염룡의 특성을 보일 때 코믹함을 계속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 아마도 시청자분들께서는 작품의 제목으로 갖게 되신 가벼운 코미디에 대한 기대감이 극의 코믹한 요소로 충족되고 극이 진행될수록 사랑스러운 모습을 지닌 인물들에게 이입하시게 되었던 게 아닐지 감히 추측해 봅니다. '밥친구' 콘텐츠가 많아진 요즘이라, 이런 '밥친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되는 데에 주력했다. 월화드라마라는 점에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실 수 있는 이야기라 응원해 주셨던 게 아닐지 생각하고, 소중한 하루의 시간을 써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 작가 ▶ 개인적으로 저는 이 작품의 모든 것이 제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 이미 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한 일은 이 작품의 본모습을 발굴하는 과정에 불과했다. 제가 발굴의 과정이라 표현한 것은 이 작품을 쓰면서 어떤 것을 해야겠다, 반드시 무엇이 들어가야 한다, 제가 혼자 정한 것은 없다. 때로는 수정이가, 때로는 주연이가 제게 와서 귓가에 이 작품을 이렇게 써달라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만약, 이 작품이 호응을 얻었다면 이것이 수정이, 주연이의 진짜 이야기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원작 웹툰을 드라마화했다. 이에 주인공을 어떤 배우로 캐스팅할지 고민했을 것 같다. 감독의 캐스팅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또 작가는 캐스팅에 만족했는지 궁금하다. 문가영-최현욱 모두 감독, 작가의 캐스팅 1순위였는지. 그리고 캐스팅에 대한 만족도, 그 이유도 궁금하다.
이 감독 ▶ 작품에 임할 때 제가 가진 캐스팅 기준은 언제나 배우가 가진 매력도와 작품 속 캐릭터의 싱크로율이다. 배우가 그 캐릭터와 성격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가진 많은 매력 중 작품 속 캐릭터를 자기화해 싱크로율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문가영 배우의 수정은 문가영 배우라 더 사랑스럽고, 더 똑부러지고, 더 따뜻하고 매력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다. 단연 1순위의 배우였다. 최현욱 배우 역시 최현욱 배우의 반주연이라 더 귀엽고, 더 애틋하고 또 더 유쾌하게 표현될 수 있었습니다. 최현욱 배우가 아닌 반주연은 상상하기 어렵다.
김 작가 ▶ 캐스팅 관련해 감독님과 이견이 없었던 기억입니다. 감독님의 선택을 믿었고, 너무나 좋아하고 원했던 배우들과 작품을 하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 문가영, 최현욱, 임세미, 곽시양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땠는가.
이 감독 ▶ 네 명의 배우 모두 항상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해주었고, 작품이 시청자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배우들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문가영 배우는 대본을 처음 접하자마자 떠올렸던 인물이었다. 저와의 친분을 떠나서, 문가영 배우가 수정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로맨틱 코미디의 특성상 배우가 캐릭터의 매력과 작품의 톤앤 매너를 위해 채워줘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문가영 배우였기 때문에 수정의 캐릭터와 주연과의 로맨스가 매력 있고 사랑스럽게 나올 수 있었다. 연기력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태도와 마음가짐 모두 늘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배우이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함께하면서 문가영 배우를 통해 저 또한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모든 부분을 완벽히 해내어 주어 저는 그저 화면에 담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제작 기간 내내 감사한 마음이었다.
최현욱 배우는 정말 재능이 많고 앞으로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연 캐릭터의 코미디는 배우의 코믹 연기에 대한 센스 없이는 소화하기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고민을 많이 한 캐릭터였다. 촬영할수록 최현욱 배우가 주연에 본인의 색을 점점 입혀가고 자신만의 센스로 코믹 연기를 소화하는 것을 보고 감탄했고, 작품 속 주연이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최현욱 배우의 공이라고 생각한다.
임세미 배우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함께 작업해 보고 싶었던 배우였다. 하진 배역의 비중만 두고 생각하면 임세미 배우에게는 조금 작은 배역이 아닐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좋은 배우와 함께 작업하고 싶은 제 욕심에 임세미 배우가 응해주었고, 역시나 자신의 몫 그 이상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진이라는 인물은 작품 말미까지 속내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자칫 잘못하면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대사나 지문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인물의 바탕을 지니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임세미 배우가 이 부분을 탁월하게 소화해 주어 하진이 매력 있는 인물로 탄생할 수 있었다.
곽시양 배우는 제가 시청자로서 곽시양 배우의 로맨틱 코미디 연기가 궁금했기 때문에 신원 캐릭터에 떠올리게 되었고, 임세미 배우와의 비주얼 적인 케미가 좋을 것으로 생각해 작품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곽시양 배우 역시 신원의 매력도를 살리기 위해 늘 많이 고민해 주었고 수정, 주연 커플의 로맨스와는 차별점을 가져갈 수 있도록 임세미 배우와의 합에도 많은 애정을 가지고 고민하며 임해주었습니다. 현장에서 스태프 배우들과 유쾌하게 어울리며 촬영에 임하지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늘 캐릭터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준비를 완벽히 해오는 배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감사했다.
김 작가 ▶ 캐스팅 확정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뻐서 얼떨떨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문가영 배우는 '그 남자의 기억법' 때부터 팬이었던 배우라 잘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그 믿음을 완벽하게 채워주었습니다. '로코 장인'다운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 주어 극의 중심이 잘 잡혔던 것 같다. 배우 본인이 가진 매력의 중요성도 많이 느꼈습니다. 수정이가 멋있었다면, 귀여웠다면, 사랑스러웠다면, 다 문가영 배우 덕분일 겁니다.
최현욱 배우도 잘하는 배우라는 것은 알았지만, 코믹부터 멜로까지 다 잘 소화해 주어서 보는 내내 감탄했다. 개인적으로 특히나 멜로 연기는 더 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흑염룡'과 '본부장'을 넘나들어야 해 쉽지 않은 역할이었을 텐데, 제 기대와 상상력이 빈약했구나 싶을 만큼 완벽하게 주연이를 연기해 줘서 감사하고 행복했다.
임세미 배우는 '여신강림' 때 너무 팬이 됐고, 처음 하진 역을 쓸 때 염두에 두었던 배우인데 함께 작품을 하게 되어 좋았다. 대본리딩 때 모든 대사를 제가 생각한 것 그대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아, 이런 게 대본을 쓰는 즐거움이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쿨하고, 멋진 하진이의 매력을 고스란히 표현해 주어서 감사했다.
신원을 맡아 준 곽시양 배우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신원 역 자체가 '작업을 걸지 않아도 여자들이 알아서 관심을 가지는' 역이다 보니 밖으로 드러나는 배우의 매력도 중요한 역할이었다. 그런 점에서 곽시양 배우의 훤칠함과 매력적인 목소리가 신원이라는 캐릭터를 설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한.
어쩌면 종이 위에서 활자로만 존재했을 캐릭터들을 살아 숨 쉬게 해주신 배우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놈은 흑염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는가.
김 작가 ▶ 차별과 편견, 미움과 혐오가 더 편한 시대니까. 오히려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무지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나'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너'도 사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 감독 ▶마지막회 방송에 적었던 "누구든, 무엇이든, 마음껏 사랑하며 행복하시기를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가장 시청자분들께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였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은 나이를 불문하고 가장 순수한 마음을 지니는 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마음을 공감받고 싶어 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무언가가 남들과 조금 다를지라도, 사실 우리 모두 그 순수한 마음을 늘 한쪽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롭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늘 마음껏 사랑하며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문가영, 최현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 문가영, 최현욱이 이번에 보여준 연기력을 토대로 앞으로 두 배우가 어떤 배우로 성장할지 기대하는가.
이 감독 ▶ 두 사람의 사랑스러움이 시청자분들께 전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의 두 배우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다. 문가영 배우는 특유의 배려심과 따뜻함으로, 최현욱 배우는 막내에 어울리는 귀여움과 넉살로 사랑받았고, 배우들의 이런 성정이 작품에 잘 녹아들었다.
문가영 배우는 보여줬던 모습도 많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깊이 있고 보는 데에 평안함을 주는 배우가 되리라 기대된다. 최현욱 배우는 아직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많은 잠재력 깊은 배우라고 생각되고 보는 맛이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로 계속 사랑받으리라 확신한다.
김 작가 ▶ 문가영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시원하면서도 통쾌한 '일잘러 회사원'의 모습은 물론, 어른스러운 연상의 매력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지만 앞으로는 또 어떤 매력을 새롭게 보여주고 사랑받게 될지 기대가 된다. 최현욱 배우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소화하는 힘이 있는 배우 같다. 덕분에 최현욱 배우가 아닌 반주연은 상상이 되지 않고요. 이러한 매력을 꾸준히 밀고 나간다면 최현욱표 연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사진=tvN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65/0000010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