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불재’, 스스로 불러온 재앙. 배우 김수현이 자처한 기자회견은 ‘스불재’를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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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간에 불거진 논란을 제대로 정리하고 ‘스타 김수현’에 대한 배신감을 상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기도 했다.
그러나 김수현과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기회를 저버린 듯 하다. 김수현이 오열하며 발표한 입장문은 전적으로 잘못됐기 때문이다. 첫째, 자신의 팬과 기자회견을 찾아온 취재진에겐 ‘죄송하다’며 90도 사과 인사를 전했지만, 정작 자신이 정말 사랑했다던 전 연인 고 김새론에겐 사과 한 마디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유족 측이 주장하는 걸 인정하면서 사과하란 뜻이 아니다. 어린 나이 세상을 등진 전 연인이 사망 이후에도 김수현과 얽힌 루머로 계속 이름이 들먹거려지는 것, 그리고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말처럼 억울해도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다는 것 등을 고려한다면 지금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어른으로서 사과해야 마땅하지만, 그는 고인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했을 뿐 사과를 하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이 싸늘하게 변한 건 이 순간부터였다.
두번째, 고인의 음주운전 사고 이후 김수현이 연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굳이 ‘그때 고인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고인에게 어떤 연락을 하는 것이 참 조심스러웠다. 이미 각자 삶을 살고 있는데, 뭐라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며 고인의 사생활을 2차 공개한 점이다. 헤어진 연인 사이 연락하지 않는 게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듣는 이의 이해를 돕겠다고 당시 고 김새론에게 다른 남자친구가 있었다며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공개하는 건, 김수현이 저 혼자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고인이 된 전 여자친구에 대한 예의가 있었다면, 공개석상에서 비공개 열애설을 유포하는 것이 옳았을까 물음표가 뜬다.
마지막 오점은 ‘스타 김수현’으로서 선택을 강조했다는 거다. 김수현은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당시 불거진 김새론과 열애설을 부인한 것에 대해 “‘눈물의 여왕’이 방영될 때에도 주연으로서 지켜야할 것들이 참 많았다. 그때 만약 몇년 전 사귀었던 사람과 관계를 인정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모든 게 두려웠다”며 “만약 ‘눈물의 여왕’이 방영된 당시로 돌아간다고 해도 난 다시 그 선택을 할 거다. 내 마음 하나 편하자고 그 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수현’이란 인생을 선택한 사람이 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했다”며 거짓 대응한 것을 합리화했지만, 대중을 설득하는 데엔 실패했다. 여전히 ‘스타 김수현’으로서 기자회견에 임한 거라고 치면 지금 이 기자회견 역시 거짓말일 수 있지 않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더불어 ‘스타 김수현’을 자신의 입으로 연신 발언하는 것에 대해 ‘자아가 비대하다’며 거북한 반응까지 들끓고 있다.
김수현은 무엇을 위해서 기자회견을 한 것일까. 억울한 마음을 토로하기 위해서라면 값비싼 선택이었다. 대중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면 잘못된 결정이었다. 혹여 억울하게 우는 자신의 모습을 박제하려는 ‘방송 레코딩’을 위해서라면, 그건 성공이다. 여기저기 방송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건 이번 기자회견으로 대중의 마음은 더욱 공고하게 돌아섰다는 점이다. 대체 그의 곁엔 어떤 아첨꾼들이 있었길래, 이런 자충수를 택한 것일까. ‘김수현’ 이름 석자의 값이 아까워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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