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 도중 창원NC파크에서 벌어진 구조물 낙하 사고로 20대 ㄱ 씨가 사망했다. 팬들은 고인을 추모하면서도 사고 당일 구단 측 대처를 지적하고 나섰다.
마산동부경찰서는 31일 오전 11시 15분께 20대 ㄱ 씨가 숨졌다고 밝혔다. ㄱ 씨는 지난 2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를 보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매점에서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줄을 서던 중 위에서 떨어진 철제 구조물에 머리를 맞았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틀 만에 결국 사망했다. ㄱ 씨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동생도 쇄골 골절 등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팬들은 NC 구단이 사고 소식 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혼란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이날 야구장을 찾은 이가령(22·함안군) 씨는 “아무 공지도 없이 그냥 3번 게이트로 가지 말라고만 들었다”며 “최소한 사고 수습이 어느 정도 끝난 뒤에는 상황 설명이 필요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ㄴ(30·진주시) 씨는 “매점 쪽을 등지고 서 있었는데 쾅 굉음이 들리기에 돌아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면서 “사고 지점 부근에 비슷한 구조물이 많았는데 다들 정신이 없다 보니 사고 직후 통제가 잘 안됐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심각했던 만큼 구단에서 전광판이나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공지하겠거니 했는데 끝까지 아무 말도 없더라”며 “오히려 원정팀인 LG 응원단 쪽에서 사고 상황을 설명하면서 응원단을 철수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난 지점에서 거리가 떨어진 2층 관중이나 1루 쪽 관중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도 소식을 접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응원단을 철수 했음에도 육성 응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김지훈(24·부산시) 씨는 “사고가 난 뒤로도 응원단이 3~4번 정도 응원을 더 했다”며 “사고 소식을 모르는 분들은 육성으로 응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NC 다이노스는 전 구단 최초로 코드 아담 제도를 시행한 팀”이라며 “전광판에라도 충분히 내용을 담아서 보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고 말했다. 코드 아담 제도는 다중이용시설에서 미아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프로야구 구단 가운데 NC가 최초로 도입했다.
NC는 경기 도중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은 이유로 ‘2차 피해 우려’를 들었다. NC 관계자는 “사고를 접하고 팬들이 사고 장소나 한 장소에 몰릴 우려가 있었다”며 “직원들이 사고 현장을 곧바로 통제하고 다른 위험이 없는지 직접 살폈다”고 밝혔다. 경기 종료 후에 별도 공지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유가족 측에서도 원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고 지나치게 자세한 내용을 공지에 담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구단의 이 같은 대처에 적지 않은 팬들이 실망감을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사고 당일 대구에서 NC 경기를 보기 위해 창원NC파크를 찾은 한 팬은 “건축물 관리 책임 등은 이후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문제”라면서 “구단은 사고 이후 안내와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해야 했는데 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원NC파크는 팬들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라며 “팬들은 단순 사고 소식뿐만 아니라 사고 이후 구단의 소극적 대처에 크게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KBO는 1일부터 3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1일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KBO 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무관중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창원(SSG-NC) 경기는 3연전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나머지 잠실, 수원, 대전, 광주 경기는 2일부터 재개되며, 경기 시작 전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진행한다. 모든 경기는 응원없이 진행되며 경기에 참가하는 전 선수단은 근조 리본을 달고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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