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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9명 깔려, 생후 20일 아들까지" 한국서 애타는 미얀마인들

무명의 더쿠 | 03-31 | 조회 수 19212

 

30일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주택가에서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무너져 있다. 사진 조성현 만달레이 한인회 회장 제공

30일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주택가에서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무너져 있다. 사진 조성현 만달레이 한인회 회장 제공


지난 28일 미얀마 중부 내륙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30일 기준 1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소식을 접한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은 가족들 걱정에 발을 동동 굴렀다. 인접국 태국으로 여행 간 한국인 관광객들도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주한 미얀마교민회 등에 따르면 경남 지역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미얀마 국적 테트(가명·30대)씨는 만달레이에 사는 가족 9명이 지진으로 인해서 건물 잔해에 깔렸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테트씨의 생후 20일 된 아들 및 4살 아들도 포함돼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을 구조할 만한 마땅한 장비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테트씨는 현재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참담한 심정으로 가족에 대한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비전문취업비자(E-9)를 받아 한국에 온 미얀마 국적 고예(35)씨도 지진 발생 후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가 지난 29일 여동생이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예씨는 “당장 미얀마에 가 직접 손으로 건물 잔해를 옮기고 싶은 심정”이라며 슬퍼했다.

네옴 나잉 아웅(34) 경남 미얀마교민회 회장은 “만달레이에서 통신이 끊겨 서로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한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은 가족 중 누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106개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에 따르면 미얀마 당국은 지진 매몰자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잔해를 치우기 위한 장비가 부족해 맨손으로 잔해물을 파내는 등 열악한 상황이라고 한다.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는 “한국에 사는 미얀마인들은 답답하고 끔찍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주민들이 여진으로 건물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집 앞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사진 조성현 만달레이 한인회 회장 제공

지난 29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주민들이 여진으로 건물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집 앞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사진 조성현 만달레이 한인회 회장 제공


미얀마에서 16년째 거주 중인 만달레이 한인회장 조성현(66)씨는 지난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를 겪은 당사자다. 조씨는 “매일 아침 조깅하던 길에 있던 건물들이 순식간에 무너진 걸 보게 되니 과거 사고 순간이 생각이 나 무서웠다”고 말했다. 조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의 직원들이 현재 길가에 마련된 텐트에서 잠을 청하고,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쓰고 있다고 전했다.

만달레이에서 약 600㎞ 떨어진 양곤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박찬수(38)씨는 “지진이 난 후 하루 4시간만 전기가 들어온다”며 “미얀마에 살고 있는 한인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는 전화가 한국으로부터 많이 걸려오고 있는데, 북부 지역의 경우 통신이 다 끊겨 있어서 우리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지진이 나자 쇼핑몰에서 나와 인근 공원으로 대피하는 태국 시민들의 모습. 독자제공

지난 2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지진이 나자 쇼핑몰에서 나와 인근 공원으로 대피하는 태국 시민들의 모습. 독자제공


한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지인 태국의 수도 방콕도 진앙지로부터 1000㎞ 떨어져 있지만, 고층 빌딩이 붕괴하는 등 피해가 잇달아 발생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방콕 내 일부 상점과 지하철 등은 안전 점검이 끝날 때까지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방콕 중심부에 5년 넘게 거주 중인 인도네시아인 이티알 누르(39)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건물 2층에 있는 사무실에 앉아 있었는데 진동이 느껴지더니 벽에 달린 선풍기가 마치 그네처럼 흔들렸다”며 “사람들이 일제히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교통이 마비되는 등 혼란 그 자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쯤 방콕으로 휴가 여행을 간 서모(30)씨는 “당시 쇼핑몰에 있었는데 지진이 난 줄 미처 모르고 있었다”며 “건물이 흔들리고 매장 옷걸이가 바닥에 떨어지는 걸 보고 나서야 많은 인파와 함께 서둘러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교부로부터 ‘안전에 유의하라’는 문자 메시지 하나만 받았다”며 “다행히 방콕에서 일하는 지인이 있어 실시간 상황이나 대처 방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태국 방콕을 여행 중이던 서모(30)씨가 외교부로부터 받은 문자. 사진 서씨 제공

 

 

https://v.daum.net/v/20250330183554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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