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퍼스널리티]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 그렇게 참배우가 된다
5,871 30
2025.03.29 11:42
5,871 30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 / 사진=넷플릭스

아이유는 언제나 신중하게 자신의 경계를 넓혀왔다. 그의 위치라면 더 예쁜 역할, 더 가볍고 재밌는 이야기, 더 많은 환호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겹겹의 서사가 치밀하게 녹아든 먼 시대, 먼 땅의 어려운 이야기 '폭싹 속았수다'를 택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의 선택은 옳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한 여자의 일생이자, 두 세대의 삶이 교차하는 이야기다. 이 서사의 중심에는 배우 아이유가 있다. 그는 극 중 애순과 금명, 1인 2역을 연기한다. 이 둘은 단순하게 다른 인물이 아닌, 어머니와 딸이라는 혈연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아이유는 한 인물의 인생을 살아낸 뒤, 그 인물의 자식으로 다시 존재한다.



아이유의 이번 1인 2역은 단지 외형이나 시대 차이를 표현하는 기술적인 과제는 아니었다. 두 인물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유산과 생의 리듬까지 연기해야 하는 고난도의 작업이었다. 아이유는 그 무게를 꿋꿋이 감당해 내며 애순과 금명 모두를 제 안에 꽉 움켜쥔다.

그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시청자가 애순의 시간을 충분히 사유하기도 전에 금명으로 다시 등장한다. 놀라운 건 인물 전환에서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유가 두 인물의 정서적 연속성을 절묘하게 잡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금명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자아가 채 성숙하기도 전에 부모가 된 인물이다. 헤아릴 수 없는 자식을 잃은 상실도 겪은 이다. 금명은 그런 엄마 애순의 애환과 상처를 모두 목격하고 자란 인물이지만, 동시에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신념을 지닌 독립적인 존재다. 아이유는 그 복잡한 감정 구조를 유전처럼, 혹은 본능처럼 자연스럽게 체화해 보여준다.



아이유의 감정 연기의 절정은 금명이 결혼하고자 한 연인 영범(이준영)의 어머니 부용(강명주)과 마주한 장면에서 터진다. 금명이 자신의 부모를 괄시하는 부용에게 "저는 아빠 손 안 부끄러워요"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짧은 대사지만 그 안에는 자존감과 두려움, 내면의 상처가 함께 배어 있다. 아이유는 그 한 줄을 내뱉기까지 심리적 흐름을 정확히 설계하고 연기한다. 이어 영범에게 "이런 결혼 어떻게 해. 우리 엄마 아빠 울어"라며 감정을 터뜨리는 모습은 단순히 사랑의 실패가 아닌, 금명이란 인물이 꼭 끌어안은 가족애의 외부적 외면의 상실로 읽힌다. 그리고 그 무너짐은 철저히 금명의 것이면서도, 동시에 애순의 과거와 이어진다.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아이유가 처음으로 어머니 역할에 도전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연기한 애순은 자식 때문에 생의 의지를 잃고, 또 자식 덕분에 생의 의지를 새기는 인물이다. 아이유는 그런 애순의 다단함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속으로 삭히며 눌러 담은 자책, 눈길 하나에 묻어나는 후회와 그리움 같은 것들이 아이유의 얼굴 위에서 근사하게 펼쳐진다.

금명은 그런 애순의 그림자를 딛고 제 삶을 살아내려는 딸이다. 애순이 세상을 견디기 위해 꿈을 닫았다면, 금명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마음을 닫는다. 이 흐름에서 아이유는 두 인물을 구분 짓는 데 급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 사이에 흐르는 공통의 감정을 하나의 결로 엮어내며 연기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여성의 생애를 관통하고, 한 세대의 삶이 다른 세대에게 어떻게 전이되는지를 보여준다. 아이유는 그 중심에서 한 집안의 시간을 살아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캐릭터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삶의 무게로 와닿는다. 두 인물 사이를 잇는 것은 분장이나 스타일이 아닌 감정의 진심이었고, 아이유는 그 진심을 꽉 붙든 채 흔들리지 않는다.

이번 작품은 아이유가 배우로서 더 이상 이전의 이미지로 정의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는 이제 자신만의 언어로 연기하고, 자신만의 감정으로 인물을 설득한다. 노래도, 스포트라이트도 아닌, 가장 조용하고 진심 어린 방식으로. 아이유는 또 한 번 자신의 경계를 넓혔고, 그 확장은 어느 때보다 또렷한 성취로 남게 될 것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65/0000010604

 

 

목록 스크랩 (0)
댓글 3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도르X더쿠] 올영 화제의 품절템🔥💛 이런 향기 처음이야.. 아도르 #퍼퓸헤어오일 체험단 374 01.08 48,039
공지 서버 작업 공지 1/11(일) 오전 1시 ~ 오전 1시 30분 [완료] 01.10 3,88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25,94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209,96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8,32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17,69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5,95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4,00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0,9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4,4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74,8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15,01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8711 이슈 현대가 발표한 놀라운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해외반응 1 08:53 250
2958710 이슈 [2026 골든디스크] 제니 - Filter + Damn Right + like JENNIE 공식 무대영상 08:49 144
2958709 이슈 공식이 맞는지 확인하게 되는 공군 유튜브 3 08:48 825
2958708 이슈 범죄자 수준으로 대포 잡아서 논란중인 골든디스크 25 08:45 2,042
2958707 정치 그린란드 주민들은 미국에 합류하길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1 08:33 1,083
2958706 이슈 두바이에서 만든 두바이쫀득쿠키 재료값 7 08:30 2,628
2958705 유머 선배 칼 썼다고 뺨 맞던 후덕죽 셰프 1 08:27 1,205
2958704 이슈 세상에서 위험한 사상은 악이 아니라 정의다 9 08:26 977
2958703 유머 대전 롯데백화점 = 성심당 거치대 9 08:25 2,133
2958702 이슈 조선시대 궁중요리 보고 싶은 덬들에게 추천하는 유튜브 채널 5 08:21 733
2958701 유머 남자병 온 신유 물리치료하는 투어스 막내ㅋ 7 08:16 1,995
2958700 이슈 현재 일본 SNS상에서 공격받고 있는 일본 국회의원. 8 08:14 2,488
2958699 유머 영포티들이 참고하기 좋은 2026 유행어 모음 20 08:11 1,789
2958698 유머 투어스 무대에서 투어스보다 시강이라는 백인 댄서ㅋㅋ 4 07:59 1,768
2958697 이슈 트위터에서 논란 된 만삭임산부 출산전 남편 식사 프랩 준비 275 07:47 17,236
2958696 이슈 사진과 글에서 푸바오에 대한 애정 넘치는 에버랜드 류정훈 사진작가님 푸스타그램 (어제 선슈핑에서 찍으신 푸야 모습들) 16 07:47 1,655
2958695 이슈 호그와트 각 기숙사별 반장들의 신입생 환영인사(스압) 6 07:43 973
2958694 정보 같이 여행다녀온 에스파 카리나 있지 류진 배우 한수아 6 07:38 2,674
2958693 이슈 이민자 증가율 2위가 한국 38 07:38 4,547
2958692 이슈 SBS 금토 드라마 모범택시 시청률 추이 19 07:38 2,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