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눈 감으면 유족 통곡 떠올라”… ‘마음의 병’ 달고 사는 공무원들

무명의 더쿠 | 03-28 | 조회 수 22147

https://naver.me/xZVTekmM

sNCeET
# 김해시청 공무원 A씨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괴물 산불’ 뉴스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든다고 고백했다. 지난 23일 김해 생림면 산불 진화 작업에 나갔던 기억이 떠올라서다. 화재 현장 투입 경험이 없고 직전에 창녕군 공무원 사망 소식까지 들어 더 두려웠다고 했다. A씨는 “잔불만 봐도 무서웠다. 또 진화 작업에 투입되는 건 아닌지, 나도 사고를 당하는 건 아닌지 지금도 불안하다”고 밝혔다.

#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유가족 지원 업무를 맡았던 중앙 행정기관 소속 B씨는 지금도 깊은 잠에 들지 못한다. 시신 수습 현장을 본 뒤부터다. 참혹했던 사고 잔상이 남아 있고 고통스러워하던 유가족이 떠올라 죄책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B씨는 “잊고 싶어도 좀처럼 안 된다”고 말했다.

 

27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심리 치료를 받기 위해 ‘공무원 마음건강센터’를 찾은 이들은 지난해 3만 9456명이었다. 전년보다 11.1%(3946명), 2022년보다 43.3%(1만 1923명) 늘었다. 인사처 관계자는 “악성 민원뿐만 아니라 재난 대응으로 심리적 부담이 커지면서 정신건강 관리를 받으러 오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노멀이 돼 가는 재난·재해 현장에 툭하면 투입되는 공무원들의 마음이 병들고 있다. 경찰이나 소방관처럼 직접적인 대응 업무를 맡지 않더라도 사고 뒷수습을 위해 현장에 파견된 공무원들은 크고 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린다. 보건복지부 C씨는 “이태원 참사 때 장례 지원을 담당했는데 감정이 이입돼 힘들었다”면서 “사고 수습이 끝나고도 많이 울었다. 지금도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여전히 괴롭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경험한 해양수산부 D씨도 “그 뒤부터 무기력해져 어떤 업무든 소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정부는 2023년 7월 재난 현장에서 사건·사고를 경험한 공무원의 심리 안정을 위해 최대 4일의 특별휴가(심리 안정 휴가)를 신설했다. 다만 ‘인명 구조’나 ‘범죄 예방’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해서 유가족 지원 등 보조적인 업무를 한 일반직 공무원들의 사용률은 저조하다. 지난해 450명이 이 휴가를 썼는데 경찰·소방·교정직(교도관 등) 공무원을 제외한 여타 공무원들의 사용 비중은 0.9%(4명)에 그쳤다. 환경부 E씨는 “화학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가 눈앞에서 치솟는 불을 보고 공포에 질렸던 기억이 몇 달간 계속됐다”면서 “하지만 내가 직접 불을 끈 소방관인 것도 아니어서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상사에게 말하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직된 조직 문화를 깨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공무원에게 희생만 강요할 게 아니라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신체 피해는 설명하기 쉽지만, 정신 피해는 티가 나지 않아 입증이 어렵다”며 “피해가 쌓이면 일상생활과 업무에 지장을 주는 만큼 공직 사회에서도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를 위한 재정 지원을 강화하거나, 조직이 나서서 치료받을 것을 적극 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9
목록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 [아윤채 X 더쿠] 살롱 디자이너 강추템, #손상모발모여라! '인리치 본딩 크림' 체험단 모집 (100인) 461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식당 사장님이 제안하는 계산 순위.jpg
    • 10:45
    • 조회 479
    • 이슈
    2
    • 금쪽이 보호자마냥 김남길 쳐다보는 동료들
    • 10:41
    • 조회 1096
    • 유머
    5
    • 공작거미와 함께 춤을 (거미주의)
    • 10:41
    • 조회 181
    • 유머
    6
    • 식구가 5명이상 모여본적없는 조부모집에서 식사하게됨
    • 10:39
    • 조회 1020
    • 유머
    • ‘놀라운토요일’ 홍석천x김똘똘 출격
    • 10:32
    • 조회 1333
    • 기사/뉴스
    6
    • 과학자들이 사실을 알려줘도 안 믿음ㅋㅋ
    • 10:30
    • 조회 3290
    • 이슈
    34
    • [공식]이동휘, 연극 연습 중 부상.."무대 못 오르는 상황, 회복 전념"
    • 10:30
    • 조회 2789
    • 기사/뉴스
    12
    • 요즘 육군 상사들 나이
    • 10:27
    • 조회 2294
    • 이슈
    10
    • 케데헌 '골든', 英 싱글차트 8위…로제 '아파트' 재진입
    • 10:26
    • 조회 263
    • 기사/뉴스
    4
    • (롯리x침착맨) 패티는 통으로 두꺼워야 한다 육즙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왜 포장박스 접는 곳에 와서 하시는지…
    • 10:26
    • 조회 2228
    • 유머
    12
    • ‘극한84’ 북극 마라톤 앞두고 새 크루원 합류…기안84 “첫 시험이 불수능인 격”
    • 10:25
    • 조회 1481
    • 기사/뉴스
    15
    • 거북이가 저기서 뭘 할 수 있는데?
    • 10:24
    • 조회 900
    • 유머
    1
    • 아일릿 윤아, 웹예능 ‘요즘 세상 사용법’ MC 발탁…세대 초월 케미 예고
    • 10:24
    • 조회 549
    • 기사/뉴스
    2
    • 카다이프 만들기로 시작해 6시간동안 두쫀쿠 만든 아이돌 영상?버전
    • 10:22
    • 조회 1144
    • 유머
    13
    • 라이즈 성찬이 올려준 강아지 증명사진
    • 10:22
    • 조회 1619
    • 이슈
    9
    • 아유미 "임신 후 체중 20kg ↑..슈가 때부터 다이어트 달고 살아"[세 개의 시선]
    • 10:22
    • 조회 1768
    • 기사/뉴스
    1
    • Q. 머리색 평생 하나만 해야됨. 하나만 고르자면????
    • 10:19
    • 조회 2130
    • 이슈
    54
    • 새해부터 연달아 컴백하는 2013년 차트 휩쓸었던 남녀아이돌 두 팀
    • 10:18
    • 조회 826
    • 이슈
    • 제약회사 대표들 불러서 비만약 가격 강제로 후려친 트럼프
    • 10:17
    • 조회 3371
    • 이슈
    24
    • 7년전 오늘 개봉한, 영화 “쥬만지 : 새로운 세계”
    • 10:15
    • 조회 206
    • 이슈
    4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