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물·전기·통신 모두 끊겨… “6·25 때로 돌아간 듯”
21,951 11
2025.03.28 01:40
21,951 11

https://naver.me/5N1rDodt

영덕·청송 피해 마을 가보니…

EDhHCZ

27일 오전 경북 영덕군 지품면. 지난 25일 산불이 덮쳐 전기 공급이 끊기고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 곳이다. 통신도 마비됐다. 불길에 정수장과 변전소 등이 불탔기 때문이다. 마을에 들어서자 휴대전화에 ‘네트워크에 등록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문구가 떴다.

면사무소에 가니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했다. 직원들이 한 손엔 손전등, 한 손엔 펜을 들고 산불 피해 신고서를 쓰고 있었다.

컴퓨터, 프린터는 전부 꺼졌다. 한 직원이 가스 버너로 물을 끓여 커피를 내왔다. 면사무소 직원 A씨는 “산불이 들이닥쳤지만 아직도 집에 있는 주민이 꽤 된다”며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라도 남아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통신사 통신망이 마비돼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다. 마을 이장들이 일일이 면사무소를 찾아와 “우리 동네는 산불이 다 꺼졌다”고 보고했다.

마을의 작은 소방서인 119지역대는 발전기를 돌리고 있었다. 직원 B씨는 “동네에서 유일하게 전기를 쓸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보건소도 문을 닫았다. 전산망이 불통이 돼 약을 처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품면 보건소 관계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영덕군 보건소로 가라고 안내만 하고 있다”며 “급한 환자라도 나올까 걱정”이라고 했다.

농협 마트는 셔터 문을 내렸다. ‘전력 차단으로 점포 및 마트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쓴 종이만 붙어 있었다. 거리 우체통에도 ‘산불 확산으로 우체통 수집이 중지됐다’고 쓴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지품면 신안리에 사는 김영락(73)씨 부부는 전기가 끊겨 쌀쌀한 방 안에 이불을 끌어안고 있었다. 김씨는 “어제도 잠바를 입은 채 이불 여러 채를 덮고 잤다”며 “안 그래도 앞이 잘 안 보이는데 밤에 불도 켤 수 없으니 화장실 가기도 어렵다”고 했다.

신안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현숙(58)씨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는 “전기가 끊겨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이 다 녹거나 상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다시 장사를 할지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경북 청송군 청송읍에선 아파트 222가구가 물 없이 살고 있었다.

윤대근(66)씨는 “물이 안 나오니 요리를 할 수가 없다”며 “일회용 버너와 생수를 사와서 컵라면만 삼시 세끼 먹고 있다”고 했다.

단전이 된 청송군 신기 1리 마을에선 그을린 전신주와 녹아내린 송전선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다. 마을에서 만난 최상순(84)씨는 “6·25 때 집에 전등이 나갔는데 지금이 그때랑 똑같다”며 “냉장고 음식도 상하고 있는데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불탄 마을에도 조금씩 희망은 보였다.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영양군민회관 앞엔 자주색 푸드트럭 한 대가 문을 열었다. 영양군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최민우(53)·석유진(60)씨 부부가 차를 몰고 온 것이다. 붕어빵을 굽고 어묵을 끓여 이재민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내놓고 있다. 최씨는 “이재민 대부분이 단골손님들이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경북 안동시 대피소인 안동체육관에선 한의사 4명이 무료 진료에 나섰다. 한의원 문을 닫고 나왔다. 한의사 권도경(53)씨는 “침이라도 놓아 드리면 위로가 될 거 같아서 동참했다”고 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탈출 불가! 극한의 공포! <살목지> SCREENX 시사회 초대 이벤트 117 00:06 4,14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84,65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77,53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75,94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13,41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7,77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20,78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8,13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8,0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4,41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5518 이슈 해외에서 역겹다고 난리난 50대 한국남자 사건 28 05:32 4,816
3025517 이슈 MODYSSEY (모디세이) THE 1ST SINGLE ALBUM 𝟏.𝐆𝐨𝐭 𝐇𝐨𝐨𝐤𝐞𝐝: 𝐀𝐧 𝐀𝐝𝐝𝐢𝐜𝐭𝐢𝐯𝐞 𝐒𝐲𝐦𝐩𝐡𝐨𝐧𝐲 05:05 229
3025516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84편 4 04:44 247
3025515 기사/뉴스 4월부터 매주 문화가 있는 날…뮤지컬·배구 입장료 할인 3 04:33 869
3025514 이슈 [선공개] 파코 드디어 서울 입성! 한국 땅 밟자마자 뱉은 첫 마디는? 10 03:55 1,863
3025513 이슈 블라인드에 올라온 토스 인사팀 불륜jpg 21 03:54 6,299
3025512 이슈 편의점 컵라면 꿀조합 7 03:31 1,624
3025511 이슈 동안 때문에 힘들어서 나이 많아 보이고 싶다는 대학병원 의사.jpg 100 03:22 17,528
3025510 이슈 원피스 전개상 여태까지 루피가 이동한 경로 14 03:04 2,942
3025509 유머 아직도 아기인 줄 아는 강아지 11 03:03 2,897
3025508 유머 스스로 문제 만드는 법 1 02:58 865
3025507 이슈 여루가 데려간 중티 끝판왕 식당 10 02:50 3,190
3025506 이슈 왕과 사는 남자로 500년 만에 단종의 장례를 치른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장항준과 유해진 29 02:45 4,747
3025505 이슈 뭐하나볼까? 하고 창문 봤다가 건진 소중한 영상 2 02:41 1,969
3025504 이슈 디즈니 픽사 <인크레더블3> 2028년 6월 16일 개봉확정 5 02:35 631
3025503 이슈 아카데미 시상식에 ‘국악’ 이 울려퍼지는걸 보게될줄이야 10 02:34 2,444
3025502 유머 또 엄청난 거 들고 온 강유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 51 02:26 8,504
3025501 이슈 흉터로 남아 지워지지 않는 탈북 과정에서 생긴 고문 흔적 4 02:21 3,402
3025500 이슈 의외로 토스에 있는 기능.jpg 11 02:20 3,344
3025499 이슈 6년을 피해 다닌 윤윤제 & 13년을 도망다닌 정은지 7 02:07 3,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