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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청송·영양·영덕 등으로 번지면서 산림 피해 면적은 3만 6009㏊로 집계됐다.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넘어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로 기록된다니 참담하다. 6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재민은 3만명에 이른다. 어제는 전북 무주·정읍 등 전라권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이재민의 규모가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 대피소 말고는 갈 곳이 없는 이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화마를 피해 단출한 짐만 챙겨 군민회관과 체육관 등에 마련된 대피소에 온 이재민들은 며칠째 차가운 바닥에 이불을 깔고 한데 뒤엉켜 밤을 지새웠다. 그 모습은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퇴직금을 모아 산 집이 타버린 사람 등 각각의 사연은 딱하기만 하다. 더구나 이들 중에는 요양병원 환자를 비롯해 고령자가 많아 걱정스럽다.
다행히 대기업과 연예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이들을 위로하는 물품과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다발적으로 대피소가 생기다 보니 구호물품 전달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칫솔 속옷 등 생필품과 의약품이 공급되지 않아 불편을 겪는다고 하니, 정부는 각계에서 모인 물품이 적재적소에 지원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거 지원이다. 하루빨리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텐데 이를 위해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급선무다. 여야가 이재민 총력 지원에 뜻을 모은 만큼 속히 예산을 편성해 이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장 생계와 주거의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부터 선별해 긴급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에게 재난심리 지원을 하고, 지병이 있는 이재민의 의료 지원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