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이 청송나들목(IC)까지 왔다는데 마음이 급해서 기다릴 수가 있나. 우린 무조건 대피한다, 국민체육관에 대피소를 준비해달라고 했죠.”
27일 오전 경북 영덕군 지품면사무소 앞에서 만난 김상덕(54·사진) 면장은 이렇게 말했다. 청송군과 주왕산 하나를 사이에 둔 지품면은 지난 25일 강풍을 타고 넘어온 산불의 영덕 최전선이었다.
널뛰는 불씨에 집과 창고들은 다 타버렸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장을 지킨 김 면장의 적극적인 판단 덕분이다. 지난 25일 오후 4시 불이 붙은 청송나들목과 지품면의 거리는 20여㎞다. 아직 주민 대피령은 떨어지지 않았다.
김 면장은 “처음에는 지품초등학교를 대피소로 쓰려고 학교와 이야기를 해뒀는데, 불이 심상치 않더라.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날아다니는 불씨에 마음이 급해서 그냥 무조건 대피한다고 했다. 동네는 안 되고 읍내(영덕읍) 국민체육관으로 가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가 ‘윗선’의 지시를 기다릴 수 없었던 이유가 있다. 지품면 주민 1800여명 가운데 60%가량이 65살 이상이다. 그 가운데 절반 수준이 여든이 넘는 고령이다. 지품면사무소 직원들과 마을 24곳의 이장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집집마다 다니면서 주민들에게 대피해달라고 읍소했다. 남아서 집을 지키겠다는 어르신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차가 준비되는 대로 읍내로 보내고 또 보냈다. 거동이 힘든 분들은 직원들 여럿이 부축했다. 몇번씩 확인하면서 집 안에 숨어 있던 주민들을 찾아냈다. 주민들을 영덕국민체육관으로 대피시키는 데만 꼬박 3시간이 걸렸다. 약 2시간 뒤인 밤 9시께 화마가 지품면을 덮치면서 전기와 통신이 끊겼다.

김상덕 면장의 빠른 판단은 경험에서 나왔다. 김 면장은 “영덕군청 공무원으로 30여년 지내면서 산불을 많이 보기도 했고, 2021년 영덕시장 화재 때 담당자였다”며 “사람이 안 다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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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 지품면의 끊긴 전기와 물은 이날까지도 복구되지 않았다. 인터넷과 유·무선통신 모두 여전히 끊긴 상태다. 영덕군새마을회는 집집마다 생수 등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판단력 덕분에 사상자 수가 많이 줄었다 ㅠㅠ
지도자의 중요성 ㅠㅜ
지품면 전소된 동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