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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산불 지자체 경계 넘어오자 대피 문자… 늑장 조치 '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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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7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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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의성군 산불이 안동시와 청송·영양·영덕군으로 번진 전날 낮부터 안동시를 시작으로 여러 지역에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각 지자체는 산불이 확산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재난문자 등을 통해 관내 주민들에게 대피장소 등을 안내했다.

그러나 조치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낮부터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5m나 되는 남서풍이 불어 북동부권인 안동 등으로 산불이 확산할 우려가 컸는데도 불씨가 지자체 경계를 넘어선 이후 대피명령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의 재난문자 발송기록을 보면 영양군은 25일 오후 6시 19분쯤 '(대피명령발령) 석보면 답곡터널 인근에 산불이 발생했으니, 영양군민회관으로 대피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영덕군도 같은 날 오후 5시 54분 폐쇄회로(CC)TV로 영덕군 지품면 야산에 붙은 불을 보고 28분 후인 오후 6시 22분 '영덕군 달산면, 지품면에 거주하시는 군민들께서는 영덕읍 국민체육센터로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발송했다.

주민 대부분이 60대 이상 노년층이라 대피가 빠르지 못하고 대피명령을 잘 따르지 않는 특성을 고려해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구나 산불이 번진 청송과 영양, 영덕 등 북동부권은 대부분 불이 나면 고립될 수밖에 없는 산간 오지마을이다. 마을 진입로가 하나뿐이어서 산불이 덮치면 사실상 탈출로가 막히고 차로 빠져 나와도 구불구불한 임도나 국도로 연결돼 속도를 내기 어렵다.

실제로 산불 사망자 대부분이 70대 이상 고령자들이었고, 이들은 갑작스레 대피를 시도하다가 차 안이나 도로 등에서 숨졌다. 심지어 영덕에서 숨진 101세 노인은 집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집이 불에 타면서 매몰돼 숨졌다. 대피소에서 만난 영덕군 지품면 주민 신한용(36)씨는 "귀가 잘 안 들리는 어르신들이 많아 모시고 대피하느라 진땀을 뺐다"며 "대피 문자가 오기 한 시간 전에 면사무소에 전화하고 동네 이장님에게 대피를 시켜야 한다고 말했는데도 다들 '불이 넘어 오겠나' 하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대피 장소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거나 먼저 알려준 장소로 피신한 주민들에게 다시 대피하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영덕군은 전날 0시쯤 '산불이 영덕군 전 지역에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으니, 군민께서는 산에서 멀리 떨어진 강구면, 남정면, 포항 방면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발송했다가 30여 분 뒤에는 '영덕 강구면, 남정면 주민께서는 산에서 멀리 떨어진 포항 방면으로 대피하시기 바란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 때문에 강구·남정면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급히 다시 피신을 해야 했다. 또한 정확한 대피 장소가 표시되지 않아 영덕군 석리항·축산항·경정3리항 방파제로 대피한 주민 104명은 불길과 연기로 고립됐다가 울진해경에 구조되기도 했다.

한꺼번에 대피명령을 내려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안동시는 25일 오후 5시 모든 시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고, 이에 차량이 일시에 도로로 쏟아져 산불 현장과 인접한 지역은 혼란에 빠졌다.

안동 경북도청신도시 주민 권모(65)씨는 "태풍급의 강풍이 불어 확산되는 속도가 워낙 빨라 행정기관도 대처할 새가 없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 고령자가 많이 사는 시골 마을인 점을 감안해 과하다 싶을 정도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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