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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산불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까?‘
산 중턱에서 희뿌연 연기가 보이고 매캐한 냄새도 나는 상황.
나라면 어떻게 대피해야 할까. 산림청 ‘산불방지 국민행동요령’과 행정안전부 ‘사회재난 안전요령’, 전문가 조언을 참고해 대피 방법을 알아봤다.
● ‘물’ 있다고 계곡으로 가면 안 돼
재해 전문가들은 우선 불이 정확히 어디서 다가오는지 파악한다고 강조했다. 최대한 불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하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 정상이 아니라 최대한 주변이 막히지 않고 탁 트인 장소로 도망가는 것이 안전하다. 보통 불은 산 아래부터 정상까지 치고 올라간다. 바람이 불지 않더라도 열기로 인해 상부로 번진다.
산불 위치가 확인되면 휴대전화로 119나 112에 신고하며 대피한다. 소방이나 경찰에서 신고자 휴대전화를 통해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한 장소에 머무르며 신고할 필요는 없다. 시야 확보를 위해서 등산로를 택한다. 등산로에는 구간마다 주소가 적혀 있는 만큼 외부에 정확한 위치를 알리기도 쉽다. 긴급재난문자나 스마트폰 뉴스를 통해 산불 경로 등 정보도 확인한다.
물이 흐르는 계곡이 보인다면 피해야 한다. 물이 있어 안전해 보이지만 정반대다. 계곡 일대는 지형이 움푹 파이다 보니 연기가 모여 쌓일 가능성이 크다. 연기가 꽉 들어찬다면 더는 대피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인다. 계속 능선 아래로 도망쳐야 한다. 불에 잘 타는 소나무 등 침엽수가 가득한 곳은 가능한 한 피해서 하산한다. 참나무처럼 잎이 넓은 활엽수는 불에 견디는 능력이 강하다. 활엽수림이 가득한 구간을 따라 움직인다.
탈출로마저 가로막혀 더 이상 대피할 수 없다면 최후의 방법으로 바위나 구덩이 등 몸을 숨길 장소를 찾는다. 이때 주변에 낙엽이나 가지 등을 제거한다. 산불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린 자세로 얼굴을 가린 채 기다려야 한다.
● 집에서는 문-창문 막고 대피 준비
산불 발생 당시 가까운 지역에서 집 안에 있다면 문과 창문을 닫고 가스 밸브부터 닫아야 한다. 가스 폭발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 산불 연기나 어둠 속에서도 소방관이 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집 안의 전등과 조명은 켜두는 것이 좋다. 커튼은 쉽게 불이 붙기 때문에 떼어내고, 나무 옷장 등 불에 잘 타는 가구는 문과 창문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방이나 거실 한가운데로 옮겨놔야 한다.
아직 산불과 집 사이의 거리가 다소 여유 있다면 집 주변을 미리 정리해야 한다. 불이 쉽게 붙는 물건이나 인화성 물질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놓고 충분히 물을 뿌려놔야 한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집 주변과 지붕 등에 물을 미리 뿌려두는 것도 화재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며 “불씨가 날아와 옮겨붙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스프링클러나 호스 물을 계속 틀어 놓지는 말아야 한다. 소방관이 출동해 진화 작업에 나설 경우 진화용 물을 끌어와야 하는데 물을 미리 틀어놓으면 수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집 안팎을 정비한 뒤에는 언제든 대피할 수 있도록 재난방송을 주시하고 대피소 위치와 이동 경로를 미리 찾아둬야 한다. 비상용품도 준비한 뒤 차는 출입구 가까이에 옮겨놓고 차 열쇠도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가축이나 반려동물을 놔두고 대피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충분한 물과 먹이도 준비해야 한다. 대피할 때는 축사 문을 열어두고 반려동물 목줄도 느슨하게 풀어야 동물들이 불길을 피해 달아날 수 있다. 노약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이웃이나 거주지 관할 행정복지센터, 구청 등 행정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