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의 인용 소식을 들었을 때, 리허설 준비 중이었는데 순간 정말 멍해졌어요. 처음엔 놀란 마음이 컸지만 이제 받아들이고 있어요. 사실 처음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이 길이 쉽지 않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많은 어려움들이 닥칠 거라고 생각했어요."
왜 여전히 어도어로 돌아가기 힘든가
어도어는 가처분 인용 결정 이후 "뉴진스 소속사 지위를 법적으로 확인받은 만큼, 아티스트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컴플렉스콘 공연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멤버들은 어도어가 홍콩 공연에 찾아 온다는 소식을 듣자 놀랐다고 전했다.
"정말 너무 놀랐어요.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함께 일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상의 없이 또 우리를 찾아오겠다는 말에… 또 반복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지는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는데, 그 회사로 돌아가서 다시 (힘든 일을) 감당해야 한다는 건 잔인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니엘도 "우리를 보호하지 않는" 회사에 믿음을 저버렸다고 전했다. 그는 "동정을 얻기 위해 이 싸움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일을 제대로 해나가고 싶었을 뿐"인데 "거짓과 오해가 끊임없이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해 11월, 직장 내 괴롭힘과 신뢰 관계 훼손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어도어 측은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며, 해지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멤버들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하루하루가 다큐멘터리…오늘 하루만 버티자'
뉴진스 멤버들은 기자회견을 직접 열고 법정 심문에도 전원 참석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어진 법적 분쟁과 언론 보도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12일 혜인은 BBC에 지난 1년간의 시간을 "하루하루가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당장 내일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오늘 하루만 버티자'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고민이 가득한 나날을 보내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지만, 결국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고, 지금은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멤버 다니엘은 "사실 처음엔 모든 것을 조용히 감추려고만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터질 것 같은 감정을 억누른 채 연습에 집중하려 했고, 팬들이 기다리는 무대에 서기 위해 상황을 외면하려고 했다"며 "돌아보니 오히려 그런 태도가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감정을 용기 있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과 팬, 그리고 세상을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변화의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하니는 이번 경험을 겪으며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토로하며 "어쩌면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만큼은 절대 피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또 다른 두려움으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을 꼽았다. 그는 "스스로를 잃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다행히 아직 자신을 잃지 않았다"며 "곁에 멤버들과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더욱 단단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저희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했어요. 솔직히 저희가 내린 모든 선택이 완벽했던 건 아니에요. 세상의 모든 걸 아는 것도 아니고, 모든 문제를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중요한 건 매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려 노력했다는 거예요."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n04pnn42g8o?xtor=AL-73-%5Bpartner%5D-%5Bnaver%5D-%5Bheadline%5D-%5Bkorean%5D-%5Bbizdev%5D-%5Bisapi%5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