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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배 타고 필사의 탈출…생지옥 된 영덕 바닷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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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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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새벽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 뒷산까지 타들어온 시뻘건 불길이 바닷가 마을을 금방이라도 덮칠 듯 하다. 영덕읍내로 대피한 한 주민은 “육로 대피가 어려워 (바다로 나가) 배를 타고 대피해야만 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독자 제공]

26일 새벽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 뒷산까지 타들어온 시뻘건 불길이 바닷가 마을을 금방이라도 덮칠 듯 하다. 영덕읍내로 대피한 한 주민은 “육로 대피가 어려워 (바다로 나가) 배를 타고 대피해야만 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독자 제공]

“숨쉬기도 힘들어요. 해가 달로 보이는 상황이고 온 세상이 빨갛습니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 거주하는 김분희(57) 씨는 26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영덕 읍내가 ‘화염에 포위됐다’고 묘사했다. 지난 25일 오후 5시께부터 영덕군 영역으로 들어온 산불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군 전역으로 퍼졌다. 김씨의 친정이 있는 영덕읍 매정리를 비롯한 곳곳에 화염이 가득 덮쳤다. 밤새 집이 불에 완전히 녹아내린 곳들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영덕군 전역에는 현재 타는 냄새가 가득 찬 상태다. 아침이 밝았지만 밤새 피어오른 연기와 매연 탓에 해도 가려질 정도다. ▶관련기사 2·3·4면

 

“읍내 아파트 주민들도 더러 피신을 가더라고요. 근처 초등학교나 채용센터 같은 기관에 나눠서 몸을 피하고 있었죠. 우리 언니랑 형부도 초등학교로 대피했다고 하더라고요. 영덕읍네로 시집와서 30년 넘게 살았는데 이렇게 큰불이 갑자기 퍼져나간 건 처음이에요.”

일대 주민들은 영덕초등학교로 50여 명 이상이 대피했고, 인근 실내체육관에는 300여 명이 피신했다.

동해에 맞닿은 마을 주민들은 바다까지 삼킬 듯이 이글거리는 불길을 밤새 공포 속에서 지켜봐야 했다. 불을 피하다 보니 주민들은 바다 쪽까지 밀려갔다. 방파제에 간신히 몸을 피한 주민들도 있었다. 축산면 경정리는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경정해변을 품은 마을인데 지난밤 만큼은 지옥이었다.

이곳 주민 김석원 씨는 “경정3리 피해가 가장 컸다. 육로 대피가 어려우니 배를 타고 대피했다”고 상황을 떠올렸다.

영덕군에서 나고 자란 50대 친구들이 모인 카카오톡 친목 대화방은 지난 25일 늦은 저녁부터 다음달까지 밤새 1000여 통의 메시지가 오고 갔다.

영덕군에 부모, 형제, 친척을 둔 이들은 동해와 맞닿은 영덕군까지 산불 영향권에 놓였다는 소식에 부모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울 오빠도 전화 안 받는다” “외숙모님도 전화 안 받으시네” “영덕 전역이 정전됐단다” 등 통화연결을 염려하던 대화 내용은 자정을 넘어 한층 더 심각해졌다. 현지 주민들이 불길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노인들 방파제 끝에서 대기하고 있단다” “해경이 해안으로 진입이 안 된단다. 휴대전화 조명이라도 켜서 보이라고 해봐라” “중학교로 대피는 했다는데 집이며 교회며 다 탔다고 한다. 어르신들 충격받으셔서 걱정이다” 등과 같은 가족과 지인의 대피 상황을 공유하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포구 코앞까지 산불이 치달았던 영덕읍 석리(석동) 주민들은 석동방파제에 몸을 피했다. 간신히 구조선을 타고 안전한 인근 포구로 탈출하기도 했다.

경북 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은 기세가 수그러들긴커녕, 닷새째 빠르게 화선을 늘리며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이번 대형 산불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19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자들이다. 경북 의성군에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에도 불길이 덮쳐 절이 전소됐다.

현재 산불의 영향권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을 비롯해 6개 권역(1만7534㏊)이다. 중대본이 전날 발표한 산불 영향 구역(1만4693㏊)보다 3000여㏊ 더 늘었다.

이 중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의성·안동으로 1만5158㏊의 산림이 거센 산불 피해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 피해를 본 주택, 공장, 사찰, 문화재 등은 모두 209곳이다.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 2만7079명이 임시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 이 가운데 1073명만 귀가했고 남은 2만6000여 명은 여전히 임시대피소 등에 머무르고 있다.

 

https://v.daum.net/v/2025032611245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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