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청송·영양·영덕 지역으로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대응전문가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될 것 같다"며 "27일 예보돼 있는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산불은 2022년 울진 산불과 2000년 동해 산불을 능가하는 규모가 될 것 같다"며 "지금까지 여러 산불을 목격해왔지만, 화염이 이 정도 속도로 번지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 위원은 1996년부터 백두대간 생태보전 활동을 해 온 환경활동가이자 산불전문가이다.
서 위원은 불이 번지고 있는 침엽수가 많은 영양·청송 지역의 산림 환경이 산불에 특히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강한 강풍을 타고 하늘에서 불똥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 지역은 한국에서 가장 소나무 밀도가 높은 곳이라 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소나무처럼 사시사철 무성한 잎을 달고 있는 침엽수는 겨울철 잎을 떨어뜨리는 활엽수보다 산불에 훨씬 취약하다. 특히 소나무는 송진 등 기름 성분이 20%를 차지해 불에 잘 타고, 솔방울이 멀리 날아가 불길을 확산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예보된 비가 산불을 진화할만큼 충분히 내리지 않을 경우 산불 상황이 장기화할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서 위원은 "당초 엊그제만 하더라도 비가 종일 내린다고 해서 한 5㎜ 이상은 내릴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오늘 아침에 기상 예보를 확인해 보니 경북 일대는 27일 오후에 약 1㎜ 정도 온다고 하더라"라며 "이처럼 비의 양이 적으면 산불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