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르포] 불에 탄 천년고찰…고운사 찾은 신도들 눈물로 기도(종합)
7,734 8
2025.03.26 12:35
7,734 8

보물 지정 가운루·연수전 형체도 못 알아봐…최치원 문학관도 전소
아침 일찍 사찰 달려온 신도들 눈물로 합장…경내 복구·청소에 진땀


(의성=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고즈넉했던 누각이 지금은 전쟁터 같니더. 어쩌면 좋니껴."

26일 오전 8시께 찾은 경북 의성 고운사에서 만난 불자 김윤희(76) 씨는 가운루 잔해를 보더니 비통함을 감추지 못한 채 신도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다.

전날 산불을 피해 자택에서 도망쳐 나온 김 씨는 인근 초등학교 대피소에서도 잠을 설치다 날이 밝자마자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삽시간에 화마에 갇혔던 고운사는 이날 오전까지 경내 곳곳에서 매캐한 연기가 맴돌고 있었고 불탄 누각 잔해는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폭삭 주저앉아 형체를 가늠조차 하기 힘든 가운루와 연수전 잔해들 사이에 불에 타지 않은 범종과 기왓장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고운사
(의성=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가운루를 비롯한 건물들이 전날 번진 산불에 모두 불에 타 흔적만 남아 있다.
이번 화재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 등이 소실됐다. 2025.3.26 superdoo82@yna.co.kr

현대식 건물로 지은 대웅전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명부전 등은 가까스로 온전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미처 옮기지 못한 채 방염포로 꽁꽁 싸맨 불상이 그대로 있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가늠케 했다.

원래는 오늘 방문객 200명을 받기로 했었다는 고운사 문화해설사 이천호(62) 씨는 재와 연기밖에 남지 않은 사무실 터를 멍하게 응시하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제 오전 11시부터 헬기 3대가 돌아가면서 물 뿌리고 사찰안에서도 방재작업을 단단히 했었는데 이렇게 됐다"며 "오후 3시 40분부터는 주먹만 한 돌들이 사방팔방으로 날아다니고, 절에서 뛰쳐나오는 보살님들이 제대로 걷지도 못할 만큼 바람이 셌다"고 하늘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명부전, 나한전, 고불전, 철비 등 다른 문화재는 무사하니 참 다행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고운사에는 오전 내내 기도를 하러 온 신도들과 지역 주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는데, 이들 상당수도 인명피해가 없었음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청소도구를 짊어지고 법당 청소에 나선 한 신도는 "불이 너무 심해서 다 타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 많았다. 이만한 게 기적 같다"고 말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고운사
(의성=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가운루를 비롯한 건물들이 전날 번진 산불에 모두 불에 타 흔적만 남아 있다.
이번 화재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 등이 소실됐다. 2025.3.26 superdoo82@yna.co.kr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천년고찰 고운사의 각종 보물이 이번 경북 북부를 휩쓴 산불에 큰 타격을 받았다.

26일 조계종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경북 의성군 고운사가 전날 사찰을 덮친 화마에 큰 피해를 봤다.

특히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은 모두 타버려 소실됐다.

고운사 입구에 세워진 최치원 문학관도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전소됐다.

이날 날이 밝자마자 고운사를 방문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산불로 유명을 달리하신 국민도 많다는 소식에 위로와 애도를 전한다"며 "잔해를 보니 불길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겠다. 진압에 나서준 소방대원들과 모든 관계자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전소된 가운루는 계곡을 가로질러 건립한 누각 형식의 건물로 지난해 보물로 승격됐다.


가운루보다 먼저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 역시 조선 왕실과 인연이 깊은 건물로 유명하다.

경내 또 다른 보물인 '의성 고운사 석조여래좌상'이 있었던 곳 역시 화마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불상만큼은 전날 승려들이 극적으로 옮기며 살아남았다.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은 "어제 오후 4시 한참 넘어서까지도 절에 남아있었다"며 "사람들 대피시키고, 문화유산들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고 했는데 소방관도 외부 건물 화장실로 급히 피신해야 할 만큼 불이 급속도로 번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생략


https://naver.me/FlZQMFwa


댓글 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태그♥️ 노세범 메쉬쿠션 체험단 30인 모집! 193 05.25 18,90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214,69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492,28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67,50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805,78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25,01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78,28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2 20.09.29 7,488,5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4 20.05.17 8,699,86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2 20.04.30 8,586,24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49,51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79213 이슈 최근 영국에서 매물로 나온 집 18:28 378
3079212 이슈 또 파묘된 첼시 여축팀 아시안 패싱 장면 18:28 93
3079211 이슈 르세라핌 'BOOMPALA' 멜론 일간 추이 3 18:26 310
3079210 유머 결정 못하는 사람이 편의점에서 라면 고를 때 2 18:26 236
3079209 유머 상당히 개성적인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혼다의 수석 안전 엔지니어 5 18:25 403
3079208 이슈 요 근래 찍은 가장 맑은 영상인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2 18:25 264
3079207 이슈 [멋진 신세계] 의외로 배우들 애드립이었던 장면 18:25 669
3079206 이슈 지금 더쿠 접속하고 있는 39535명 중에서 0.001%만 알 것 같은 크리스탈 근황...jpg 3 18:24 1,118
3079205 이슈 크리스탈 두번째 솔로 신곡 ‘PWLT’ 공개 (오혁 참여) 1 18:23 155
3079204 이슈 영국 사람들이 기를 쓰고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아시아 패싱 3 18:23 610
3079203 유머 자취할 때 있으면 삶의 질이 달라지는 아이템 6 18:22 894
3079202 기사/뉴스 李대통령 ‘국장 투자’ 1년 수익률 156% 8 18:21 831
3079201 유머 팬싸응모하려고 모은 돈으로 개큰 효도한 쑨디 4 18:21 748
3079200 유머 일본인 친구가 간장게장을 먹고 했던 말 14 18:20 1,403
3079199 기사/뉴스 1년 새 19만원→208만원…"하이닉스 덕에 부자됐어요" 인증 속출 1 18:20 942
3079198 기사/뉴스 고교생도 경제지 보며 차트 분석…은퇴자 모임선 ‘용돈 챌린지’[코스피 8000] 18:18 187
3079197 정치 “마포는 큰 사고 없어 자랑”…3명 사망 붕괴사고에 국힘 박강수 망언 9 18:18 477
3079196 이슈 팝마트에서 출시예정인 <짱구는 못말려~동심극장 컬렉션~> 피규어 8 18:17 625
3079195 이슈 진짜 대충대충 사는 새 jpg 10 18:17 1,130
3079194 정보 이즈나 'SIGN' 멜론 일간 추이...jpg 9 18:16 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