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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르포] 불에 탄 천년고찰…고운사 찾은 신도들 눈물로 기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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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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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지정 가운루·연수전 형체도 못 알아봐…최치원 문학관도 전소
아침 일찍 사찰 달려온 신도들 눈물로 합장…경내 복구·청소에 진땀


(의성=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고즈넉했던 누각이 지금은 전쟁터 같니더. 어쩌면 좋니껴."

26일 오전 8시께 찾은 경북 의성 고운사에서 만난 불자 김윤희(76) 씨는 가운루 잔해를 보더니 비통함을 감추지 못한 채 신도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다.

전날 산불을 피해 자택에서 도망쳐 나온 김 씨는 인근 초등학교 대피소에서도 잠을 설치다 날이 밝자마자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삽시간에 화마에 갇혔던 고운사는 이날 오전까지 경내 곳곳에서 매캐한 연기가 맴돌고 있었고 불탄 누각 잔해는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폭삭 주저앉아 형체를 가늠조차 하기 힘든 가운루와 연수전 잔해들 사이에 불에 타지 않은 범종과 기왓장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고운사
(의성=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가운루를 비롯한 건물들이 전날 번진 산불에 모두 불에 타 흔적만 남아 있다.
이번 화재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 등이 소실됐다. 2025.3.26 superdoo82@yna.co.kr

현대식 건물로 지은 대웅전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명부전 등은 가까스로 온전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미처 옮기지 못한 채 방염포로 꽁꽁 싸맨 불상이 그대로 있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가늠케 했다.

원래는 오늘 방문객 200명을 받기로 했었다는 고운사 문화해설사 이천호(62) 씨는 재와 연기밖에 남지 않은 사무실 터를 멍하게 응시하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제 오전 11시부터 헬기 3대가 돌아가면서 물 뿌리고 사찰안에서도 방재작업을 단단히 했었는데 이렇게 됐다"며 "오후 3시 40분부터는 주먹만 한 돌들이 사방팔방으로 날아다니고, 절에서 뛰쳐나오는 보살님들이 제대로 걷지도 못할 만큼 바람이 셌다"고 하늘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명부전, 나한전, 고불전, 철비 등 다른 문화재는 무사하니 참 다행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고운사에는 오전 내내 기도를 하러 온 신도들과 지역 주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는데, 이들 상당수도 인명피해가 없었음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청소도구를 짊어지고 법당 청소에 나선 한 신도는 "불이 너무 심해서 다 타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 많았다. 이만한 게 기적 같다"고 말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고운사
(의성=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가운루를 비롯한 건물들이 전날 번진 산불에 모두 불에 타 흔적만 남아 있다.
이번 화재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 등이 소실됐다. 2025.3.26 superdoo82@yna.co.kr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천년고찰 고운사의 각종 보물이 이번 경북 북부를 휩쓴 산불에 큰 타격을 받았다.

26일 조계종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경북 의성군 고운사가 전날 사찰을 덮친 화마에 큰 피해를 봤다.

특히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은 모두 타버려 소실됐다.

고운사 입구에 세워진 최치원 문학관도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전소됐다.

이날 날이 밝자마자 고운사를 방문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산불로 유명을 달리하신 국민도 많다는 소식에 위로와 애도를 전한다"며 "잔해를 보니 불길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겠다. 진압에 나서준 소방대원들과 모든 관계자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전소된 가운루는 계곡을 가로질러 건립한 누각 형식의 건물로 지난해 보물로 승격됐다.


가운루보다 먼저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 역시 조선 왕실과 인연이 깊은 건물로 유명하다.

경내 또 다른 보물인 '의성 고운사 석조여래좌상'이 있었던 곳 역시 화마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불상만큼은 전날 승려들이 극적으로 옮기며 살아남았다.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은 "어제 오후 4시 한참 넘어서까지도 절에 남아있었다"며 "사람들 대피시키고, 문화유산들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고 했는데 소방관도 외부 건물 화장실로 급히 피신해야 할 만큼 불이 급속도로 번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생략


https://naver.me/FlZQMF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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