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전 당대표는 중국 정부가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으로 철골 구조물을 설치해 우리 해경과 대치한 사건에 관해 25일 "오는 28일 서해수호의 날이다. 주권을 위협하는 도발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재명 당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사건 발생(지난달 26일) 약 한달간 민주당이 구체적인 대중(對中) 입장을 밝히지 않자 친중(親中) 색채를 지적하면서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중국의 서해공정(인공 섬 설치를 통한 영유권 분쟁과 동북공정 역사왜곡을 비유)에 한마디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셰셰'(謝謝·고맙다는 중국말)인가"라고도 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3월22일 충남 당진 총선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 외교를 비난하며 "양안 문제에 우리가 왜 개입하냐", "왜 중국을 집적거리냐",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고 발언한 것을 재차 겨눈 것.
한 전 대표는 "서해의 PMZ에 중국이 무단 철골 구조물을 세웠다. 우리 해양조사선의 점검 시도를 방해하고 위협까지 했다. PMZ에선 2001년 한중협정에 따라 '어업 이외 시설물 설치나 지하자원 개발이 금지'됐다. 그러나 중국은 (어업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정체불명의 철골 구조물'을 세워 우리 해역을 야금야금 침범하고 있다"며 "미국 랜드(RAND) 연구소 지적대로 중국은 '회색지대 전술로 10여년간 바다공정(工程)'을 해왔다"고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그는 "철골 구조물을 추가 설치해 우리 감시망을 벗어난 뒤 인공섬을 세울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이대로면 중국이 서해 바다를 자기네 것이라고 우길 수도 있다. 실제로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인공섬 3곳을 만들어 필리핀·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동중국해에선 복수의 천연가스 시추 구조물을 설치해 일본과 대치 중"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미온적 대응엔 "동해에서 일본이 비슷한 일을 벌였다면 No Japan 운동과 함께 반일 메시지를 퍼부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표는 중국의 서해공정에 단 한마디도 없다"며 "대통령 탄핵사유(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에 '북·중·러를 홀대했다'는 내용을 집어넣은 민주당답다. 국내에서 MDMK(Most Dangerous Man in Korea·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인 이 대표는 중국 앞에선 그저 '셰셰'만 하고 넘어갈 생각인가"라고 추궁했다. 특히 28일 10회를 맞는 서해수호의날(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법정기념일)을 앞두고 안보 코드와 맞물려 입장 표명을 압박해 주목된다.
서해수호의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과정에서 북한군 도발에 대응하다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하는 취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천안함 피격(2010년 3월26일 발발) 15주기를 계기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했다. 그는 한지아·정성국·우재준 국민의힘 의원 등 측근들, 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씨 등과 함께 현충원 내 안치된 용사들의 묘역을 하나씩 참배했다. 방명록에 '천안함 용사들을 존경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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