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영(기아 타이거즈 선수) 띠부씰 1만원에 팝니다.”
“크보빵 띠부씰 교환 원해요. 나성범(기아 타이거즈 선수) 있어요. 박성한(에스에스지 랜더스 선수) 원해요.”
에스피시(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업해 지난 20일 출시한 ‘크보빵’(KBO빵)의 인기가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을 능가할 조짐이다.
출시 3일 만에 100만봉이 판매돼 포켓몬빵보다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고,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 등에는 크보빵 띠부실 판매·교환 글들이 쏟아진다.
발 빠르게 분석을 내놓은 건 증권가다. 25일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은 “크보빵 인기에 따라 (에스피시삼립의)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 7만4000원을 유지했다. 전날 종가 5만7500원 대비 상승 여력은 28.7%다.
김태현 아이비케이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케이비오 리그가 출범 이후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넘어섰으며, 올해 개막 시점과 맞물려 크보빵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케이비오 리그는 22일 개막했다.
김 연구원은 “크보빵의 가격은 개당 1900원으로 포켓몬빵, 크림빵 등 일반 양산빵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에 크보빵 매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베이커리 부문의 영업이익률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전날(24일) 에스피시삼립의 주가는 전장 대비 8.08% 오른 5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5일 10시30분 현재 주가는 6만원을 넘어섰다.
크보빵 10종엔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의 마스코트와 소속 선수 등이 담긴 215종의 띠부씰이 포함돼 있다. 어떤 구단의 어느 선수가 나올지는 ‘랜덤’이다. 포켓몬빵은 주요 소비층이 10~20대로 평가됐는데, 크보빵 소비층은 더 다양하고 구매력이 높은 점도 업계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당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는 띠부씰 판매나 교환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주로 빵을 깠는데 원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아 바꾸고 싶다는 것이나, 팀 전체를 완성하고 싶은데 빠진 선수가 있어 구한다는 글도 많다. 215종 가운데 ‘랜덤’이기 때문에 교환을 원하는 팬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한 누리꾼은 “어제 빵 12봉 구매했는데 (응원하는 팀인) 이글스가 0장”이라며 아쉬워했다.
선수들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케이티(KT) 위즈의 고영표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다른 구단들 빵을 찍어 올리며 “빅또리 빵은?”이라 적었다. 케이티 구단 캐릭터 이름이 빅과 또리인데, 빵 포장에 크게 인쇄돼 있다. 같은 팀 황재균 선수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빅또리 빵’ 10개를 모아 찍어 올렸다.
크보빵이 제빵공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랐던 에스피시 제품인 점을 들어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다. 에스피시의 허영인 회장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의 노조 탈퇴를 지시·강요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해 9월 보석으로 풀려나 있는 상태다.
한 누리꾼은 엑스에 “크보빵은 삼립. 삼립은 에스피시. 제발 불매 좀…. 팀플 좀 잘해보자”라고 올렸고, 또 다른 누리꾼은 “에스피시 빵공장, 사고 목격 노동자들 다음날 ‘정상출근’ 시켰다”는 제목의 2022년 기사를 공유했다.
프로야구 관련 다른 제품도 인기다. 씨유(CU)는 두산 베어스, 연세우유와 협업해 지난 18일 출시한 ‘연세우유 먹산 생크림빵’이 디저트 매출 1위에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3736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