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팀 선수들도 배려를 제발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된 KBO 개막 미디어데이. 이 자리에는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단 주장, 추가 대표선수까지 총 30명의 감독과 선수들이 참석했다. 정규 시즌 개막(3월 22일)을 이틀 앞두고 열리는 큰 행사인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 '미디어데이 & 팬 페스트'라는 타이틀에 맞게, 현장에는 KBO가 추첨과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한 총 210명의 팬들이 입장해 개막을 앞둔 설렘을 즐겼다.
그런데, 미디어데이 행사가 끝난 후 몇몇 선수들이 극심한 피로와 컨디션 난조를 호소했다. 긴 이동 거리 때문이다.
일부 지방 연고팀 선수들의 경우, 미디어데이 행사 전날인 19일 서울로 올라와 20일 행사에 참석하고 다시 홈으로 내려가야 하는 타이트한 동선이 이어졌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강민호의 경우 팀 동료인 오승환의 모친상 빈소에 들렀다가 19일 밤 늦은 시각에 서울 숙소에 도착했고, 이튿날 오후 2시에 시작하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친 후 다시 대구로 내려가 개막전을 준비했다.
구자욱은 "사실 아쉽기는 하다. 미디어데이가 매년 이 시기에 열리는 것은 알고 있는데, 저희도 여러 차례 KBO 관계자분들께 말씀을 드렸지만 바뀌는 것은 없다. 개막전을 이틀 앞두고 미디어데이가 열리는 것은 지방팀 선수들에게는 너무 힘든 일정이다. 컨디션을 잘 맞춰놨는데, 지금 오히려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며 아쉬워했다.다른 지방팀 선수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나성범과 김도영 등 KIA 타이거즈 선수들도 전날 오후 미리 서울로 이동했고, 20일 미디어데이 참석 후 오후 늦게 다시 광주로 내려가 개막전을 준비했다. 이동하는 동안 팀 훈련을 통한 마지막 컨디션 점검은 할 수 없었다. NC 다이노스 역시 마찬가지. 박민우와 김형준은 전날 서울에 올라와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후, 곧장 개막전이 열리는 광주로 이동한 게 아니라 팀 훈련 참석을 위해 다시 창원으로 내려갔다가 창원에서 또 다시 광주로 이동했다. 선수단 전체가 아닌, 대표 선수 2명 만의 이동 일정이기는 하지만 해당 구단 핵심인 이들 선수들 입장에서는 피로가 누적 밖에 없다.
또 다른 지방팀인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 선수들을 위해 따로 훈련장을 빌렸다. 롯데는 전준우와 윤동희가 대표 선수로 참석했는데 롯데는 개막전이 마침 서울 잠실구장에서의 LG 트윈스전이었다. 팀 훈련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부산에 내려가려면 동선이 꼬인다. 그렇다고 이틀 이상 훈련을 안할 수도 없는 노릇. 롯데 구단에서 인근 고교 야구부에 협조를 요청했고, 전준우와 윤동희는 팀 훈련 대신 해당 고교 야구부 훈련 시설을 활용해 개막을 준비해야 했다.
반대로 지방 구장에서 개막전을 맞는 수도권 선수들 상황은 한결 나았다. 개막 하루 전 해당지역으로 이동 한다고 해도, 이틀 전에 열리는 미디어데이 참석에는 큰 불편이 없었다. 일부 수도권팀 선수들은 미디어데이 당일 오전 팀 훈련 일정까지 모두 소화한 후 행사장에 도착하는 여유를 보였다. 컨디션 관리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았다.
수도권팀과 지방팀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행사이다 보니, 당시 미디어데이 현장에서도 여러 의견들이 나왔다. 미디어데이를 정규 시즌 개막 직전이 아닌, 스프링캠프 귀국 후 시범경기 개막 전에 개최하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지방팀과의 형평성을 위해 미디어데이도 올스타전처럼 지역을 바꿔가며 개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NC 박민우는 23일 광주 KIA와의 개막시리즈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미디어데이는 왜 꼭 서울에서만 열리는지 모르겠다. 개막 이틀전 미디어데이로 인해 왔다갔다 하느라 훈련도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미디어데이 역시 서울 말고 다른 지역에서도 돌아가며 개최하면서 지방팀들을 배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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