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살 성인이었던 배우 김수현은, 15살 미성년자였던 고(故) 김새론 배우와 2015년부터 사귀었을까. 이와 관련해선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김수현 측은 사실이 아니다, 김새론 측은 사실이라고.
이 이슈가 선명히 드러낸 문제 중 하나는 이거다. 이를 바라보며, 이리 묻는 성인들이 꽤 많았단 것. 생각보다 더 많이.
"근데 미성년자가 성인과 사귀는 게 뭐가 문제야?"


이는 형법 제305조에 명시돼 있다. 서로 합의했다고? 합의했어도 처벌 대상이다.
초등학생과 수차례 성관계한 30대 교사는 2017년 11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리 판시했다.
"만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정신적, 육체적 약자이자 훈육의 대상이다. 육체적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설령 성관계를 합의했더라도 사실상 강간과 다름이 없다."
2020년 9월, 만 12세 아이를 포함한 10대 미성년자들과 성관계 한 30대 남성은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해당 재판부도 "피해자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미성숙해 가정과 사회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라고 했다.

예컨대, 2015년에 27살 김수현이 15살 김새론과 사귀고 성관계를 한 게 사실이라면, 그는 현행법 기준 범죄자다. 다만 이 법이 생긴 게(16세 미만까지 확대된 게) 2020년 5월이라 적용되지 않아 처벌받지 않는 것뿐이다.
우린 서로 사랑했다, 합의했다, 다 소용없다. 성관계하고 스킨십했다? 무조건 범죄다.
30대 회사원이 2019년부터 13살 미성년자와 교류하며 알고 지냈다. 2년 뒤 15살이 된 미성년자와 돈을 주고 성관계를 했다. 가해자가 합의한 성관계라 주장했으나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2022년, 미성년자였던 수강생과 성관계를 가진 30대 강사도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강제성이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재판부는 이리 판시했다.
"나이가 어린 피해자의 판단력 미숙을 이용해, 아직 성 인식이나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은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 해 범죄를 저질렀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답변했다.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이 대답에, 왜 우리 사회가, 성인이라 불리는 이들이, 미성년자를 잘 보호해야 하는지 나와 있기에 옮긴다. 내 문체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최근 13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저지르는 놈들이 많아지고 있다. 교묘하게 접근해 자연스러운 이성 교제인 것처럼 환심 사서 성행위 하게 하는 그루밍성범죄(길들이기식)도 많다. 그래서 2020년 형법을 고쳐서 동의고 나발이고 할 것 없이 처벌하게 한 거다.
2. 설령 동의해서 성관계를 했다고 하자. 13세 미만이든, 13~16세든,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다. 성적 행위가 뭔지, 그걸 오롯이 이해하고 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니 아동과 청소년의 성을, 법으로 정해서라도 보호하겠다는 결단으로 볼 수 있다.
3. 일본, 미국, 독일 등 세계 다른 나라 입법 사례를 봐도 다 그렇게 하고 있다.
4. 왜 19세 이상의 성인으로 정했냐고? 니네는 미성년자 성을 보호하고, 스스로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게 도와야 할 책임이 있으니까. 니네가 얼마나 성숙한지, 판단 능력이 있는지 모르니까 연령으로 법을 정할 수밖에 없다.
4. 이 법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려운 13~16세 사람을, 부적절한 인간들의 침해 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거다. 그래서 자율적인,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한 거다.
그러니까 이 법은 아무 문제 없다고. 덧붙이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이었다.
https://v.daum.net/v/20250324080010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