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이익 위해 자금 쓰고 주주에 투자금 손 빌리나' 지적도
일주일전 임팩트·에너지 보유 1조3천억원 한화오션 주식매수 주목
사상 최대 이익 내고도 3조6천억 유증…"한화에어로 주주배려 부족"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기자 = 방산 호황기를 맞아 작년 1조7천억원대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천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해 21일 주가가 급락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증자가 글로벌 방산 시장 '톱 티어' 도약을 노린 선제적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향후 2년간 추가로 6조원대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주주 손해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초대형 증자 카드를 갑자기 꺼낸 것을 두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 1조3천억원의 자금을 들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했다.
이로부터 불과 일주일 만에 투자를 명분으로 초대형 유상증자에 나선 것을 두고 전체 주주보다 총수 일가의 이익을 우선 고려한 결정이 아니냐는 비판 섞인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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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 자금으로 한화오션 지분 정리…전문가 "승계용 의심"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이뤄진 한화그룹 차원의 한화오션 지분 '교통정리'와 이번 유상증자를 연결해 볼 때 그룹 차원에서 총수 일가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결정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한화그룹은 최근 각 계열사로 분산된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 10일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약 1조3천억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거래는 이달 13일 이뤄졌다.
한화그룹 계열 4개사는 2023년 5월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한 바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계열사별로 나뉜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모은 것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보유 지분율은 연결 기준 기존 34.7%에서 42.0%로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김동관 부회장의 방산 부문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이 거래를 통해 한화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는 1조3천억원의 한화오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을 포함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함께 100% 지분을 보유한다. 한화임팩트도 한화에너지가 다시 약 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다.
이런 이유로 한화그룹이 총수 일가의 방산 지배력 강화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을 우선 투입하고 나서 시차를 두고 부족해진 투자 재원 마련 부담을 일반 주주들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 구도 정리에 그룹 캐시카우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공금'을 투입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투입됐던 총수 일가 회사의 1조원대 자금의 '엑시트'까지 마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합리적 경영 판단에 의해 1조3천억원을 쓴 것이 아니라 승계를 위해 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는 전형적인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유형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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