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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조선 마지막 황태자비였던 이방자가 처음에 조선으로 시집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때의 반응.txt (본인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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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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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만 14세)이던 1916년 8월 3일 아침, 별장에서 무심히 신문을 집어든 이방자는 깜짝 놀란다. 자신의 사진과 조선 왕세자 영친왕 이은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고, 자신과 영친왕 이은이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기사가 실려 있었던 것이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실에 머릿속과 눈앞이 어지러워 신문의 활자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다. 신문을 들던 손과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지만 안간힘을 쓰며 다시 신문을 보았지만 틀림없는 이방자 자신의 얘기였다. 이방자는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리다 분노인지 슬픔인지 모를 눈물까지 줄줄 흘렸다.

 

 

어느새 어머니 이츠코 비가 그런 이방자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츠코 비 역시 미안하고 괴로운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많이 놀랐겠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실은 저번에 궁내대신이 거듭 오셔서 폐하의 뜻이니 아무쪼록 받아들이라고... 여러 번 사퇴의 말씀을 드렸으나 선일(鮮日) 유대를 위해, 일반 백성에게도 교훈이 된다는 폐하의 뜻이니 받아들이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니 너도 괴롭겠지만..."

 

 

어머니 이츠코 비가 빌다시피 말하자,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고민해온 고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그녀의 부모님은 이미 약혼 사실을 알고 몸이 마를 정도로 괴로워했으나, 차마 이야기를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에 신문에 나버린것이다.

 

 

알고 보니 일본 정부에서 모리마사 왕에게 "큰딸을 조선 왕세자에게 시집보내라"고 강요했던 것이다. 약혼 발표가 있기 얼마 전, 모리마사 왕은 궁중에 불려갔다. 황태자비 간택 결과를 알려주겠거니 하고, 한편 장녀 마사코(이방자)가 황태자비로 간택된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갔다. 그러나 "마사코 공주를 조선 왕세자 이은에게 시집 보내라"는 뜻밖의 요구에, 모리마사 왕의 그 기대감은 산산조각이 났다.

 

 

의외의 명령을 들은 모리마사 왕은 한동한 멍하게 서 있기만 했다. 옆에 있던 데라우치 원수가 "일본의 장래를 위해 말씀하는 겁니다. 일본과 한국의 두 왕실을 굳건히 결합시킬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권고했다.

 

 

왜 하필 내 딸인가, 그 힘들고 큰 일을 짊어지고 내 딸이 어떻게 견딜 것인가?

 

 

결국 모리마사 왕은 확답을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 이츠코 비와 함께 며칠간 밤을 새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츠코 비는 "두 딸뿐인데…" 하고 눈물까지 흘렸지만, 빨리 대답하라는 궁내대신의 독촉에 어쩔 수가 없었다.

 

 

(중략)

 

 

도대체 그것이 어떻단 말인가, 왜 하필 나여야 한단 말인가, 조선은 지금까지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던 먼 나라였을 뿐인데.

 

 

한편으로는 그녀의 약혼자가 된 영친왕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녀는 영친왕 역시 그녀처럼 약혼 사실에 영친왕의 의지가 아니였고 그녀를 원망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부모는 "이은 왕자님은 영특하신 분이라니까"라고 위로했지만, 그녀는 영친왕이 어린 나이에 약소국의 인질로서 일본에 왔고, 생모인 황귀비 엄씨의 임종을 지키지못한 영친왕에 대해, 약혼 전까지는 궁중에서 멀리보면서 동정했지만, 지금은 정략결혼을 하지않을수 없게 된 영친왕 역시 그녀 자신과 같은 희생자라는 친근감이 솟기도 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어, 이방자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가쿠슈인 여학교 중등과에 등교했다. 학우들은 그녀의 약혼을 축하해 주었지만, 일부 친구들은 그녀가 외국인과 결혼하게 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듯도 했다고 한다. 때문에 그런 친구들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기도 하면서, 이방자는 괴로웠다. 이미 혼례가 정해져 있던 이방자는 그런 상황 속에서 운명을 체념한 채 미래에 대한 꿈도 없었다. 

 

 

조선 왕세자와의 결혼을 대비하여, 그녀는 방과 후면 집에서 따로 가정교사에게 조선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이방자는 한일관계의 숙명적인 것을 어렴품이 느끼면서, 하루아침에 황태자에서 왕세자로 떨어진 영친왕의 처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약혼이 정해지기 이전에는 아무 관계가 없던 사람이라 별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 자신의 약혼자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무척 슬프게 느껴졌다.

 

 

(중략)

 

 

'이은 전하가 나와의 결혼을 좋아하거나 쉽게 응낙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은 전하는 나를 미워할지도 모른다'

 

 

하는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었지만 영친왕에게 직접 물어볼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결혼 당시 또 하나 그녀를 마음을 무겁게 했던 것은 영친왕의 본래 정혼녀 민갑완 규수의 일이었다. 민갑완이 황태자비로 간택된 11살 때, 두 사람은 간택의 의미도 모른 채 천진난만하게 같이 뛰어놀며 지냈으나, 영친왕이 조선을 떠난 후 물론 서신의 왕래 같은 것이 없었고 두 번 다시 만날 기회도 없었다.

 

 

그렇게 덧없는 인연이지만 민갑완은 조선의 관습으로는 황태지비로 간택된 후 파혼해도 다른 사람과 결혼 할 수 없어 평생 혼자 지내야했다. 

 

(실제 민갑완은 일본의 압력으로 사실상 파혼당한 뒤 거의 쫓겨나다시피 상하이로 망명했고, 민갑완의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홧병이 도져 사망함)

 

 

 

'그럴수가 있을까? 그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매장하는 일인데 -. 그 규수의 슬픔과 고통이 얼마나 클까?'

 

 

같은 여자의 입장으로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그 규수라는 생각을 하면 민규수에게 죄를 지은 듯 미안한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영친왕도 말은 없었지만 속으로 민규수의 일을 괴로워하고 때문에 그녀의 결혼 생활에 검은 구름이 끼지 않을까하고, 그녀는 결혼 후에도 여러번 이 문제로 고민을 했다. 마치 남편의 옛 애인에 대한 질투와 불안을 버리지 못하는 그런 여자의 심정이 있었다. 

 

 

 

LzMdP

 

실제 이 부부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어진 드라마 '무지개를 이은 왕비'

 

이방자를 칸노 미호가, 영친왕을 오카다 준이치가 맡음

 

 

이방자는 남편 영친왕의 친일 행각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광복후에도 한국에 계속 남아서 조선 마지막 왕족들을 돌봐주고

각종 사회봉사 활동이나 장애인 학교 설립 등의 행보로 한국에선 이미지가 좋은 편

 

 

말년에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며 병원에서 초라하게 죽어갔음에도 

한국 주재 일본인 기업가 부인들이 병문안을 와서 '무엇을 드시고 싶으세요?'라고 물었을때

'어렸을 때 먹었던 이런 이런 요리들이 참 맛있었지요'라고 하는데 

다들 재벌가 사모님이었던 그 부인들조차 들어본적이 없는 음식이라 '역시 황족 출신이구나' 감탄했다는 일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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