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헌은 당시 조훈현의 이대팔 가르마 헤어스타일은 물론, 패션과 다리 떠는 습관까지 복사하며 인물 그 자체로 분했다. 연기력에 있어서는 누구도 의심할 바가 없는, 배우로서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에 올라있다는 것도 조훈현과 비슷하다. 결승에 올라오려면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며 이창호를 짐짓 과소평가했지만, 그런 제자에게서 몇 번이나 패배하며 무너지는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도 이병헌만이 가능해 보인다. 어린 제자를 질투하고, 그의 노트를 훔쳐보다 들키는 다소 소인배적인 면모도 이병헌을 통하니 밉지 않고 그 마음이 이해된다.
이병헌 못지않게 중요한 또 한 명의 주인공, 유아인이 있다. 어린 이창호는 아역배우 김강훈이 맡았는데, 어린 이창호에서 성장한 이창호로 유아인이 첫 등장할 때는 '유아인은 유아인이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마약 투약 혐의로 인해 영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고, 무려 촬영 종료 4년 만에 영화가 개봉하는 역대급 민폐를 끼치게 됐지만, 바둑돌을 쥐고 뚱한 표정으로 고심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자면 유아인을 대체할 만한 배우가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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