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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민간 발전사들, 한전 제소한다... “전기 보낼 전력망 없어 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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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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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배전망 구축 안해 전기 생산·판매 못해” 공정위 제소
 


삼성,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 계열 발전사들이 한국전력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한전이 송배전망 구축 등을 제때 하지 않아 전기를 생산·판매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한전은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에 앞장서며 200조원이 넘는 부채와 2021년 이후 누적 40조원을 웃도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송배전망을 계획대로 건설하지 못했다. 전국 곳곳이 송배전망 문제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동해안 민간 발전업체들의 사정은 특히 심각해졌다는 지적이다. 수조 원대 투자를 해 발전소를 지어 놓고도 제대로 돌리지 못하다 보니 이대로 가면 올해 손실은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발전소 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차입을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발전소를 돌려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데 가동을 못하면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을’인 발전사가 전기를 사 가는 ‘갑’ 한전을 제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이들의 사정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민간 기업이 공공 역할을 하는 공기업을 상대로 제소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강릉에코파워와 삼척블루파워는 최근 한 법무법인과 1년여에 걸친 법률 검토를 마치고 공정위에 한전과 전력거래소를 불공정 행위로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강릉에코파워는 삼성물산, 삼척블루파워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각각 지분 29%를 보유 중인 대기업 계열사다. 한전이 전력망을 계획대로 건설하지 않고, 자회사인 한수원의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는 집중적으로 사서 실어 나른 탓에 민간 석탄발전사들이 경영난에 처했으니, 송배전망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한전 등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최근 AI(인공지능)의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현실에서 전력망 확충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지만, 우리나라는 올해 상업 운전을 시작한 신규 발전소마저 송배전망이 없어 멈추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환경 규제를 풀면서 전력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는 미국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김현국

 

5조 발전소 첫날부터 못 돌려… 가동률 7%, 문 닫을 판

 

강원도 삼척에 있는 삼척블루파워 2호기는 올 1월 1일 상업 운전에 들어가자마자 가동을 멈췄다. 우선권이 있는 시운전 상태에서 상업 운전으로 ‘신분’이 바뀌자마자 순위가 밀리면서 발전기를 끈 것이다. 작년 5월 중순 상업 운전 직후 멈췄던 1호기는 9개월 만인 지난달 13일 다시 가동에 들어갔지만, 2호기는 아직까지 멈춰 있다. 1·2호기를 합쳐 3월 중순까지 이용률은 7%에 그친다. 2.1GW 규모 1·2호기 건설에 투입된 자금은 약 4조9000억원,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만 3000억원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


강릉에코파워는 올 초 석탄화력발전소 2기용으로 석탄을 수입해 30일치를 보관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용률이 20%를 밑돌자 석탄에 물을 뿌리며 60일 이상 재고를 유지했다. 발전 지시를 내리는 전력거래소에는 “하루라도 더 때게 해달라”고 읍소하거나, 다른 업체에는 “하루이틀만 먼저 돌리겠다”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발전사들이 생존의 위기에까지 내몰리자 결국 ‘공정위 신고’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동해안 석탄화력발전소들의 이용률은 평균 23%에 그친다. 60~70% 수준인 다른 석탄발전소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재 동해안에는 원전 8.7GW(기가와트), 석탄 7.4GW, 양수 1.8GW 등 약 18GW의 발전 설비가 갖춰져 있지만, 송전 용량은 11GW에 그친다. 7GW가량은 보낼 방도가 없어 멈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태양광이 몰린 전남, 풍력이 많은 제주 등도 억지로 발전기를 끄는 건 흔한 일이 됐다. 주민 민원에 막혀 수년씩 송배전망 건설이 늦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송전 제약’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률 7%까지… 파산 위기 몰린 발전사

 

이번 사태를 두고 곪을 대로 곪은 ‘송배전망 부족 문제’가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석탄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태백산맥을 넘어 수도권으로 보낼 방도를 정부도, 한전도 내놓지 못하자 사업자들이 나섰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년 넘게 정부와 한전에 문제 해결을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며 “일정 비율이라도 돌리라는 식의 중재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민간 발전사들 사이에서는 “이용률이 40%는 돼야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긴다”며 “이익은 안 나도 좋으니 제발 새로 지은 발전소를 돌리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동해안의 주요 민간 발전사들은 매년 원금과 이자를 합쳐 수천억 원대 빚을 갚아야 할 형편이다. 강릉에코파워는 원금에 이자까지 매년 5000억원씩을 내야 하고, 삼척블루파워도 올해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2300억원에 이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만기가 다 된 기업들이 여의도를 돌아다니고 있다지만, 재무 구조도 안 좋은 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때문에 석탄발전사에는 난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대로 가면 연쇄 부도”라고 말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94535?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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