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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설거지까지 메인에… 언론은 가세연 확성기인가

무명의 더쿠 | 03-19 | 조회 수 17289

 

‘김수현 미성년자 교제’ 가세연 폭로에 ‘하의실종’ 사진까지
단순 인용하는 언론… “사회적인 문제 있다면 직접 취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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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배우 김수현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자 이를 그대로 인용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옷을 걸치지 않은 자극적인 사진까지 포털 메인에 내걸며 언론의 '게이트키핑' 기능이 사실상 무너진 상황이다.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서 '가로세로연구소'와 '김수현'을 교집합(AND) 조건으로 검색한 결과 총 247건의 기사가 나왔다. 빅카인즈에 등록된 104개 주요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숫자인데 다수 연예 매체들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로는 기사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온라인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는 매체일수록 관련 기사 수가 많았다. 빅카인즈 기준 매일경제가 25건으로 가장 많은 기사를 썼고 해럴드경제와 머니투데이가 17건으로 뒤를 이었다. 세계일보·노컷뉴스는 14건, 파이낸셜뉴스는 12건을 썼다. 방송사에선 보도전문채널 YTN이 22건으로 가장 기사 수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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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폭로가 있을 때마다 연일 '가세연발' 보도가 나왔다. 소속사의 반론(입장문)이 형식상 담겨 있었지만 별도의 취재는 없었다. 3월11일 <"나 좀 살려줘, 부탁할게"…가세연, 故 김새론 문자 공개>(한국경제), 3월12일 <가세연, 김수현 추가 폭로…"고 김새론 애칭은 새로네로">(MBN) 3월13일 <김수현, 김새론과 다정 셀카 또..가세연 "사진 더 있다" 폭로 예고>(OSEN) 등의 기사가 이어졌다.

 


가세연이 배우 김수현의 노출 사진을 공개한 지난 15일에도 보도가 쏟아졌다. 가세연 주장에 따르면 배우 김새론 집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김수현이 바지를 벗은 채 설거지를 하고 있는 사진이다. <김수현, 故 김새론 집 설거지 사진까지…"바지 안 입은 상태">(머니투데이), <"김수현, 故 김새론 집서 '하의실종' 설거지…몰카 아니야" 유족 추가 공개> (뉴스1) 등의 기사가 가세연이 공개한 김수현 사진을 그대로 캡처해 기사를 냈다.

 


일간지와 경제지도 마찬가지다. 세계일보는 17일 <김수현, '하의실종' 설거지 사진 확산… 네티즌 "보고싶지 않았어요"> 기사에서 같은 사진을 썼고 한국경제도 15일 <김수현, 故 김새론 집 '하의실종' 설거지 사진 풀렸다> 같은 기사를 냈다. 매일경제는 지난 15일 <가세연, 김새론 집에서 찍힌 '하의실종' 김수현 사진 공개> 기사에서 해당 사진을 섬네일(미리보기 화면)로 걸고 네이버 언론사 구독페이지에 주요기사로 배치했다. 매일경제 기사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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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십성 기사들은 대부분이 온라인 대응팀에서 나온다. 언론사에서 온라인 대응팀은 트래픽을 내기 위해 편집국과 분리된 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은 "(노출 사진까지) 그대로 보도한 언론사들은 '가세연이 먼저 보도했으니까' 이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책임이 회피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족이 문제를 제기하고 사회적인 문제가 있다면 이를 취재해 보도할 수 있다. 미성년자 교제가 사실이라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도 맞다. 그렇다면 언론이 이를 자신의 이슈로 가져와서 제대로 지적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가세연을 받아서 전달만 하는 건 공익성을 인정해서 취재를 하는 태도가 아니다. 그냥 어뷰징을 늘리겠다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언론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계 현장에서도 연예인 보도 문제가 반복되는 데 답답함이 있다. 자극적인 보도의 희생양이었던 연예인들의 사망이 최근 잇따르면서 언론을 향한 질타가 쏟아지지만 바뀌는 건 없다. 한 연예지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사무실에 조회수 모니터가 있어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그걸 보면서 기사 생산을 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지금은 없어진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사무실 벽에 띄운 셈"이라며 "기사 작성 평균 시간이 30분 정도고, 그렇지 않으면 위에서 바로 압박이 들어온다고 들었다"고 했다.

지역신문 현직에 있는 A기자는 17일 통화에서 "규모가 좀 되는 언론에서도 이러한 보도가 무분별하게 나오는 건 개인적으로도 매우 답답하다. 가세연이 내는 단일한 관점으로 특정인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게 반복되는데 바뀌지 않는다"며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언론이 먼저 바뀔 것 같지도 않다. 언론 불신만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A기자는 "이러한 온라인 대응팀은 비정규직에 언론사 입사를 희망하는 젊은 사람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쓰다 버리는, 기자를 꿈꾸는 청년들을 갉아먹는 매우 나쁜 관행"이라며 "(언론이) 취재를 하면 (가세연과) 다른 관점도 나올 수 있고 팩트체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세연의 말을 확성기처럼 키워주기만 한다면 언론이 공론장만 망가뜨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가세연의 연예인 사생활 폭로를 무분별하게 인용하는 보도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2021년 <가세연 "박수홍 여친이 친형 고소 작전 짰다… 클럽서 만나">(머니투데이), <박수홍·친형 진흙탕 싸움, 횡령 고소 이어 탈세·낙태 의혹 제기>(해럴드경제) 등 기사에 '주의' 조치를 취하며 "박수홍의 사생활과 관련한 유튜버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반면, 당사자인 박수홍에게 해명이나 반론의 기회를 주고 그 내용을 반영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보도 태도는 기사의 객관성과 기사의 신뢰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령 기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29049?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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