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루시퍼'라는 이름의 악마는 없다 - 오역이 낳은 황당한 유명세
4,645 45
2025.03.18 18:39
4,645 45

DegZHw

 

그리스도교 신자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악마'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이름, 루시퍼

 

 

XsTDkY

 

동서고금 수많은 콘텐츠에서 신에 대적하는 존재로 등장하는 루시퍼지만, 진실은 다소 맥 빠진다

 

 

 

 

성경에서 '루시퍼'는 인명이 아니며, 애초에 악마를 지칭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iCMjgW

 

 

문제의 단어 lūcifer(lucifer, 루치페르)는 5세기에 나온 라틴어 성경에서 유일하게 등장한다.

 

구약 이사야서 14장 12절인데, 이는 '샛별', 즉 '금성'이란 뜻이다.

 

이 lucifer를 인명과 같은 고유명사로 착각한 데서 이 모든 해프닝이 빚어졌다. 

 

영어로 샛별이라고 번역하는 대신, 그대로 lucifer로 남겨놓고 악마의 이름이라고 우기게 된 것이다

 

 

 

GQnhvQ

 

다행히 현대 영어 성경에선 'Morning star'나 'Day star'등으로 올바르게 번역하고 있다. 

 

 

진짜 고유명사였다면 애초에 라틴어 성경에서부터 Lucifer라고 대문자로 쓰였어야 한다. 

 

 

쉽게 비유하면, 어떤 외국인이 '빛나는 샛별은 아름답다'는 문장을 잘못 이해해 "'샛별'은 절세미인의 이름"이라고 자기 나라 말로 재생산해온 꼴이다

 

 

qqIVPC

 

 

이 lucifer는 거슬러 올라가 그리스어 성경에선 Ἑωσφόρος(에오스포로스)로 쓰였는데, 이는 역시 '금성'을 뜻하는 단어이며

 

 

sTORPZ

 

 

더 거슬러 올라가 근본인 히브리어 성경에선 הֵילֵל(헤이렐)로 나오는데, 마찬가지로 '빛나는 자'.

 

즉 천체에서 태양과 달 다음으로 환하게 빛나는 '금성'을 일컫는 말이다

 

 


VMGpHX

 

 

그럼 이사야에서 이 '금성'에 비유되는 대상은 누구냐?

 

바로 타락천사도 악마도 아니라 인간인 '바빌론의 왕'이다

 

 

UMlyjL

 

이사야서 14장은 가장 빛나는 별 금성처럼 영광과 권세를 자랑하던 오만한 바빌론 왕이 처참히 몰락하는 모습을 조롱하는 내용이다

 

바빌론뿐 아니라 아시리아의 멸망과 필리스티아에 대한 언급도 있다. 

 

 

즉, 이는 유대인을 노예로 부리는 바빌론 등의 비참한 말로에 대한 통쾌함이 느껴지는 대목일지언데

 

 

맥락에도 안 맞는 타락천사나 악마가 갑자기 왜 튀어 나오겠는가?

 

 

단순히 '하늘에서 저승으로 떨어졌다'는 비유에 천착해 사실은 악마에 대한 은유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는데, 루시퍼의 뜻이 '금성'이란 걸 진즉에 알았으면 이런 끼워 맞추기도 없었을 것이다

 

 

 

nNXezQ

 

 

만약에 lucifer가 진짜 '악마의 이름'이 맞다고 친다면, 성경 내용은 그야말로 코미디가 돼 버린다

 

 

 

라틴어 성경에는 이 lucifer라는 단어가 3번이나 더 등장하는데, 모두 '악마'로 바꿔 읽어보자
 

 

MhpXTh
 

"거룩한 빛 속에 네가 나던 날, 주권이 너에게 있었으니, 악마가 돋기 전에 이슬처럼 내 너를 낳았노라"

????

 

 

UyFemm

"숨쉬는 나날을 대낮보다 환해지고 어둠은 악마처럼 밝아질 것이네"

 

희망적인 내용에서 갑자기 호러물로 변한다

 

 

tcaTew

"여러분 마음 속에 동이 트고 악마가 떠오를 때까지는 어둠 속을 밝혀주는 등불을 바라보듯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슨 놈의 예언 말씀이 이렇단 말인가?

심지어 여기서 lucifer(샛별)는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 혹은 그의 재림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많다

 

 

 


DqYIrf
 

물론 루시퍼가 인명으로 쓰인 적이 아예 없진 않다

하지만 결코 악마의 이름은 아니었다는 게 확실한 이유가 있는데

qSMpqr

 

 


바로 루시퍼라는 이름을 쓴 인물 2명 모두 로마 제국(이탈리아)의 주교인데다가 한 명은 무려 성인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친 사람이라도 본인이 성직자인데 악마 이름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kmUOZy

 

 

 

비슷한 맥락으로 탐욕의 악마 이름으로 자주 사용되는 '마몬' 역시 고유명사가 아니다

그냥 '재물'이란 뜻의 히브리어 단어일 뿐이다

 

 

 

 

ㅊㅊ다음카페 펌

목록 스크랩 (5)
댓글 45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려 루트젠 x 더쿠] 동안 하면 떠오른 여배우들의 두피관리템! 떡짐 없이 산뜻한 <려 루트젠 두피에센스> 558 03.17 39,40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346,46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919,61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265,85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186,20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5 21.08.23 6,443,50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398,91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20.05.17 6,070,31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5 20.04.30 6,427,43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397,800
모든 공지 확인하기(2)
2665723 유머 장르가 바뀌는 순간 ㄷㄷ 3 02:54 202
2665722 유머 한 살 반 아기 손 엑스레이 사진.jpg 2 02:47 824
2665721 이슈 박지윤 최근에 부른 ‘환상’ 라이브 1 02:45 233
2665720 이슈 13년 전 오늘 발매♬ LUNA SEA 'THE ONE -crash to create-' 02:38 45
2665719 이슈 [스토브리그] 2020년 바이킹스팬들의 스토브리그 9 02:37 300
2665718 유머 전업글쟁이들 생계가 위협당하고 있다 5 02:21 1,901
2665717 유머 3년 만에 역전되어 버린 한국 - 폴란드 관계.jpg 4 02:13 2,108
2665716 이슈 [펌] 앵무새 요새 반려동물로 인기 많아지고 있는데 키우지마라 39 02:04 3,602
2665715 이슈 세븐틴 10주년 기념 응원봉 실사 21 02:01 2,290
2665714 이슈 솔지 두진수 - 잠시만안녕 3 02:01 362
2665713 이슈 STAYC 스테이씨 [BEBE] 초동 3일차 종료 3 01:53 1,133
2665712 이슈 박재범이 미국에 살던 시절에 한국말을 못했던 이유 11 01:48 3,341
2665711 이슈 트럼프 "미국은 강간·약탈 당해…'상호관세' 4월 2일은 해방일" 11 01:47 801
2665710 이슈 놀랍게도 원래 조앤 롤링은 트랜스젠더 인권 지지했었음 27 01:45 2,559
2665709 유머 9n년생들 95%공감할거라 확신하는 그시절 유행템 127 01:45 9,759
2665708 이슈 40년 전 오늘 발매♬ 이와사키 요시미 'タッチ' 01:43 331
2665707 이슈 ??: 신라면 점점 안매워져~ <-아님 절대아님 피셜로 아님❌ 48 01:42 1,761
2665706 이슈 업텐션 출신 쿤 인스타 업데이트 (결혼 소식) 12 01:41 2,588
2665705 유머 초딩때 옷때문에 교무실에 불려가고 엄마도 소환된 썰 13 01:41 3,056
2665704 유머 난 그저 더러운게 싫을 뿐인데 결벽증이래 54 01:36 4,927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