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문제로 전열에서 이탈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빈자리를 '외야 유망주'가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정후가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또 다른 중견수인 그랜트 맥크레이(25)를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18일(한국시간) 전했다.
이날 이정후는 허리 문제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을 끝으로 시범경기에 줄곧 결장한 이정후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팀 주치의(케네스 아키즈키 박사)를 만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검진 결과에 따라 오는 28일 예정된 정규시즌 개막전(신시내티 레즈 원정)을 결장할 수 있다. 이정후의 부상 소식을 전한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에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샌프란시스코로선 이정후가 큰 부상 없이 빠르게 복귀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다만 결장이 길어지면 대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맥크레이의 이름이 거론됐다는 게 흥미롭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87순위로 지명된 맥크레이는 2023년 MLB닷컴이 선정한 샌프란시스코 유망주 톱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왼손 투수 카일 해리슨, 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에 이어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외야수 중에선 팀 내 1위였다. 수비와 주루에 강점이 있는 맥크레이는 2023년 마이너리그 상위 싱글A에서 도루 52개를 성공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최고 레벨인 트리플A까지 올라선 뒤 이정후가 어깨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8월 MLB 데뷔전을 치렀다.
시즌 MLB 성적은 37경기 타율 0.202(124타수 25안타) 5홈런 10타점. 여기에 다섯 번의 도루에 모두 성공했다. MLB닷컴은 '올봄 더 일관성 있는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은 이미 캑터스리그(시범경기)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맥크레이의 올해 시범경기 성적은 21경기 타율 0.297(37타수 11안타)이다. 출루율(0.435)과 장타율(0.486)을 합한 OPS가 0.921로 준수하다. 이정후의 기록(타율 0.300, OPS 0.967)과 큰 차이가 없다.
아직은 대형 계약(6년, 총액 1631억원)을 한 이정후의 입지가 탄탄하지만, 맥크레이가 두각을 나타내면 팀 내 경쟁 구도가 복잡해질 수 있다. 대체 자원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이정후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