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승복 선언은 윤석열만 하면 된다”
12,297 9
2025.03.18 12:00
12,297 9

승복은 ‘피고 윤석열’이 하는 것이다.

내란은 윤 대통령이 일으켰다.

이 대표가 ‘승복 선언’을 하든 말든 그건 부차적인 일이다.

12·3 내란 이후, 국민의힘이 모든 것을 ‘상대화’하면서, 양비론을 극대화하고 있다.


권태호 | 논설위원실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공식 입장은 헌재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윤 대통령도 최종변론 때 그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런 의사’(승복)를 밝힌 적이 없다. 지난달 25일 1시간7분에 이르는 최후진술의 90% 이상은 야당 비판이었다. ‘사과’도 ‘승복’도 없었다.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면, 60일 내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 국민의힘은 지금까진 대선 준비에 손 놓을 수밖에 없었다. 선고 이후에도 ‘승복’ 여부를 놓고 당내 실랑이를 벌일 시간이 없다. 그런데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권 원내대표의 ‘승복’ 발언은 미리 길을 터놓으려는 성격이 짙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명확하게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은 헌재를 겁박하는 게 아닌가”라는 공격도 잊지 않았다. 도둑이 매를 들고 도둑맞은 주인을 꾸짖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민사재판을 받는 게 아니다. 법원에선 내란죄 혐의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고, 헌법재판소에선 탄핵심판 심리를 하고 있다. 승복은 ‘피고 윤석열’이 하는 것이다. 내란은 윤 대통령이 일으켰다. 죄를 지으면 처벌받아야 한다. 그게 법치국가다. 그런데 국민들에게 ‘미수잖아. 아무 일 없었잖아’라고 하고, 야당한테는 ‘너 때문이야’라고 하고, 이 대표에게는 ‘너도 승복해’라고 한다. 이 대표가 ‘승복 선언’을 하든 말든 그건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런 ‘선언’ 자체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동등화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때에도 탄핵심판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승복’ 여부가 이슈가 되진 않았다. 그래서 야당을 향해 ‘승복’ 운운하는 말도 없었다. 이 대표도 얘기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언급했듯 “헌재 결과 승복은 안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에게 ‘승복’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윤 대통령 지지층이라는 극우 세력이 연일 ‘헌재를 때려 부수자’는 식으로 폭동을 선동하고 있다. 선고 직후, 격앙된 이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사회 전체가 극히 불안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을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대통령직을 맡아선 안 될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오히려 반발이 강할수록, 탄핵 이후 정국에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자신의 신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지 모른다. 헌재 결정은 ‘파면’으로 끝나지만, 내란죄 형사재판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기 때문이다.

12·3 내란사태 이후,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국민의힘이 모든 것을 ‘상대화’하면서, 양비론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 먹힌 측면도 있다. ‘야당도 잘한 건 없잖아’ 논리, 또는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의 동등 비교, 야당의 탄핵 촉구와 국민의힘의 탄핵 기각 요구를 똑같이 ‘헌재 압박’이라고 표현하는 것 등이다. 이는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니다. 사안에 대한 몰가치, 권력자에 대한 무비판, 그리고 본질로부터의 이탈이다.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15일 “승복은 가해자인 윤석열만 하면 된다. 헌재의 탄핵심판은 회사의 지배구조를 뒤엎겠다고 깡패를 사내로 불러들인 부사장에 대한 징계 절차와 비슷하다. 야당과 국민은 피해자인데, 가해자와 동격으로 취급해 ‘같이 승복해’라고 하는 건 정의의 법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재명이 계엄령 선포했나”라고 했다. 그는 대표적인 보수 논객으로, 평소 이 대표를 향해 자주 신랄한 공격을 퍼붓는다. 그래도 이것이 ‘상식적인 보수’다.

12·3 내란사태 직후인 지난 1월 전직 한나라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세 가지만 약속했으면 참 좋았겠다. 먼저 계엄을 일으킨 데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이후 진행되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하는 것, 그리고 ‘야당 횡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엄을 했는데 나는 그 잘못에 대한 벌을 달게 받겠으니, 여러분들(국민의힘)은 남아서 합심 협력해달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보수세력)가 어떻게 한번 해볼 수 있을 텐데.”

윤 대통령이 ‘관저 농성’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또다시 권력을 잡겠다고 꿈꾸는 것이 난센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정도가 60~70대, 영남으로 대표되는 기존 보수 세력의 ‘최소한의 상식’일 것이다. 다만 그 인사가 한 가지 간과한 게 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아무런 애정도 미련도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상식이 없다.


https://naver.me/FlZ7zFBg



댓글 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JTBC with 더쿠] 덬들은 재벌 회장이랑 영혼 바뀌면 뭐할 거야?|JTBC 토일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 기대평 이벤트 62 05.27 26,52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222,38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518,54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76,39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828,72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25,01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79,38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2 20.09.29 7,488,5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4 20.05.17 8,699,86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2 20.04.30 8,587,38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55,04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82033 이슈 레난이 ‘빌리를 춤으로 보여주자’는 의도로 만들었다는 ZAP 안무... 23:12 8
3082032 기사/뉴스 시청률 1/4토막 났다…역사 왜곡 논란 '대군부인' 후속작, 3%대 찍고 입소문 ('오십프로') 23:11 157
3082031 이슈 김재중이 마흔 넘어서 찍은 콘셉트 포토 2 23:10 291
3082030 이슈 대전의 효능 . . . 2 23:10 423
3082029 이슈 청룡 사건 이후로 이름 트라우마 생겼다는 이준영 23:08 492
3082028 이슈 (사고주의) 미친 것 같은 스쿨존에서 사망 사고 낸 지게차.gif 11 23:08 901
3082027 이슈 죽고 싶을수록 실존주의 철학을 읽어야 함 9 23:08 590
3082026 유머 찬열 카이가 쓴 웹소설 3 23:07 463
3082025 이슈 르세라핌 김채원 ‘붐팔라’ 도입부 가장 취향은? 17 23:07 312
3082024 유머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어 성우 1 23:06 250
3082023 이슈 오늘자 엠카운트다운 본방사수한 사람들이 눈물 흘린 이유 1 23:06 380
3082022 이슈 약 30년전 부산에서 생포된 수달 23:05 283
3082021 유머 의외로 메타인지 능력이 괜찮았던 무한도전 길 1 23:05 285
3082020 이슈 최근자 차태현이 부르는 이차선 다리 라이브 1 23:03 254
3082019 이슈 진수: 그의미아니지 시발롬아 대답 33 23:03 1,979
3082018 이슈 세상 존나따뜻하다 1 23:02 415
3082017 이슈 일본 정부에서 생각하는 자국 화장품산업이 한국에 밀린 이유 13 23:02 1,194
3082016 정보 기무라 타쿠야 『TAKUYA KIMURA Live Tour 2026』9월 26일 (토) 서울/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48 23:01 1,060
3082015 이슈 노래부터 뮤비까지 진짜 Y2K 느낌 낭낭한 여돌 데뷔곡 1 23:01 108
3082014 유머 세상에 태어난 망아지(경주마×) 23:01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