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하면서 MG손보 매각이 또다시 무산됐다.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다섯번째다. 매각 무산으로 124만명의 계약자는 불안에 떨고 있다. 매각 무산으로 MG손보의 청산·파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인 MG손해보험 피해자 모임에는 가입자가 급격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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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매각 무산은 고용 승계 이슈가 핵심이었다. MG손보 노동조합은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처음부터 반대해왔다. 매각이 P&A(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노조 반대로 메리츠화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3개월 동안 실사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메리츠화재는 10% 고용 승계와 위로금 250억원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요지부동이었다. 지난 12일 마지막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지만 노조는 테이블에 나오지 않았고 메리츠화재는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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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매각'은 고용 승계가 보장되는 기업은행 등 국책 기관과 손해보험사가 없거나 규모가 작은 금융지주사에 인수되는 것이다. 예보는 메리츠화재의 인수 무산 이후 잠정 인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태핑(수요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노조가 원하는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보는 MG손보의 청·파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계약자의 피해가 걱정이다. MG손보 노조는 이 점에 기대고 있다. 금융당국이 계약자가 피해를 보도록 두지는 않을 것을 기대하며 '고용 승계=정상 매각'이라는 프레임을 고수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을까 봐 걱정하는 직원들의 절박함은 모르지 않지만 '고객'을 '볼모'로 협상조차 거부하고 요구를 관철하려는 노조의 방식은 지나치다. 불안감이 커진 일부 계약자들은 MG손보 노조에 대한 법적인 단체 행동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와중에 불안한 MG손보 계약자의 마음을 이용해 승환계약을 유도하는 설계사도 있다. 600여명의 고용 승계 이슈에 124만명의 계약자의 불안감과 피해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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