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판교 VIP 33%가 2030
작년 구매금액도 31%나 급증
명품 가방 ‘고야드’ 들여오고
전용 라운지에 사교클럽 운영
롯데·신세계도 젊은층 비중 ↑
백화점 업계가 20·30대 젊은 VIP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른바 ‘영리치’ 고객들의 구매력이 역대급 수준에 올라선 만큼, 불황에 직면한 백화점 업계가 이들을 성장의 동아줄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주요 백화점 점포들은 영리치가 좋아하는 럭셔리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한편, 이들이 주기적으로 점포를 찾도록 각종 자기계발·사교 행사를 열고 있다.
1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백화점 업체들의 VIP 매출 비중은 45% 안팎에 달한다. 롯데·신세계·현대 모두 최근 5년 사이 VIP 의존도가 5~10%포인트 커졌다. 불경기 속에서도 최상위 고객층은 소비심리에 타격을 덜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중에도 ‘영리치 VIP’의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예컨대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VIP 고객 중 2030 비중은 2023년 처음 3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33.4%를 차지했다. 지난해 판교점에서 2030 VIP들의 구매금액은 전년보다 무려 31.3% 급증했다.
영리치들의 구매력 확대에 힘입어 현대 판교점은 지난해 1조7314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4%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백화점 업계 매출이 전년보다 6.2%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현대 판교점은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올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연간 2억8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은 최상위 VIP 등급(프레스티지)으로 분류되는데 판교점의 경우 이 등급의 40%가 2030”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대략 수백 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전통 부촌인 압구정이나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더현대 서울·무역센터점과 달리 판교점 인근에는 테크노밸리가 조성돼 있어 구매력이 높은 젊은 고객이 많다”며 “수십 ㎞ 밖 다른 지역의 VIP 고객들도 문화·사교활동을 위해 원정을 온다”고 덧붙였다.
현대 판교점은 영리치를 겨냥해 명품 브랜드 ‘고야드’를 오는 7월 입점시킬 예정이다. 서울 강남권에 3곳, 부산에 1곳 매장을 운영하는 고야드의 경기권 첫 점포다. 고야드는 본국인 프랑스에도 단 4개, 동남아 전체에 싱가포르 1개 매장만 운영할 정도로 극소수 점포 전략을 고수해왔다.
현대 판교점은 예술작품·음악·와인 등 여러 카테고리에서 매달 VIP 초청 행사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6~8명 소규모로 한정하는 사교클럽 형식의 와인 갈라디너와 예술작품 해설 강연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판교점을 찾은 VIP 고객(연 3000만원 이상 구매) 중 서울이나 인천 등 원거리 방문객의 비중도 78.2%에 달한다. 집 근처에 다른 백화점이 있어도 멀리 찾아갈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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