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가장 맡기 힘든 학년".. 학부모 요구도 천차만별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전과 다르다는 요즘 초등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20일 유튜브 채널 '랭킹스쿨'에 올라온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랭킹스쿨'에서는 '현직 교사들이 말하는 요즘 초등학교 심각한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는 교직 생활 20년 차가 넘는 3명의 교사가 출연했다.
'가장 맡기 힘든 학년'에 대해 한씨는 "요즘에는 1학년이 가장 힘들다. 학부모들의 생각이 굉장히 다양하고 학교 경험을 못 해보셔서 정말 천차만별의 요구가 있다"고 답했다.
천씨는 "요즘 아이들이 또래와 같이 어울리는 경험들이 별로 없다. 기기와 상호작용을 많이 하니까 습득돼야 할 기능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채 학교에 온다"며 "혼자 화장실 가는 것도 잘 안되고, 혼자 식판에 밥 뜨는 것도 잘 안된다. 아주 극심한 경우에는 연필 쥐는 것조차 제대로 안 돼서 그걸 학교에서 배우는 경우까지 있으니까 1학년 교사들이 매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군다나 학부모들의 경우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즉시 물어볼 만한 곳이 없다 보니 자꾸 온라인에 묻게 되고, 비전문적인 정보들을 듣고 학교에 요구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다 보니 고충이 크다"고 덧붙였다.
학습능력은 좋아졌지만 생활능력 떨어지는 아이들
또 교사들은 요즘 초등학생들의 학습 능력은 좋지만, 생활 능력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한씨는 "유치원을 다녔지만, 학교라는 큰 공간에 오면 제일 중요한 게 교실을 찾아오는 거다. 화장실에서 교실로, 교실에서 급식실로, 다쳤을 땐 보건실에 다녀오는 것 모두 입학 첫날부터 몇 번을 연습한다"며 "예전에는 한 달 정도만 하면 아이들이 다 짝지어서 갈 수 있었는데 (요즘 애들은) 한 학기가 지나도록 식당에서 교실 찾아오는 게 안 되고, 보건실에 혼자 갔다 돌아오지 못해서 조금 가다가 '모르겠어요'라고 해서 친구를 붙어줘야 했다. 그런 아이들의 비율이 경험상 상당히 늘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어릴 때부터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어린이집 차를 타고 어린이집 앞에서 내리고, 다시 어린이집에서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온다. 어디 갈 때도 아빠 차에 탄다"며 "혼자서 어딘가에 다니면서 경험해야 공간지각 능력이 커지는 건데 그런 경험을 해주지 못하는 가정의 비율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씨는 "우리 때는 (운동화) 끈을 묶는 법을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끈 묶기가 안 되니까 2학년에서 운동화 끈 묶기가 나온다"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그러면서 "일상에 있어서 꼭 필요한 잔소리를 듣지 못한 세대"라고 꼬집었다.
조씨 역시 "아이들의 학습 능력은 과거보다 뛰어나다. 넓고 얕아졌다"면서도 "요즘 애들은 실천 능력, 실행 능력이 떨어진다. 윤리적 의식도 과거보다는 많이 떨어져 있다. 학교에서 도덕을 배우고 있어도 실천까지 안 간다"고 공감했다.
아울러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접하거나 나쁜 말을 습득해 의미를 알지 못한 채 사용하는 것도 걱정했다.
"사과하면 가해자" 부모들이 잘못된 인식 심어줘
'요즘 초등학생은 사과를 안 한다'는 주제에 대해서 천씨는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라는 말을 하는 순간 가해자임을 인정한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졌다. 어떤 부모님들은 자녀가 가해 학생임이 분명함에도 사과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걸 목격한 적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조씨는 "과거에 비해 우리 아이들이 사과 안 하는 건 맞다. 자기 잘못도 인정 안 한다. 그걸 인정하면 책임이나 처벌이 따라온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 과거보다는 자신의 존재감이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집에서도 굉장히 우대받기 때문에 자기가 잘못한 게 없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동시에 "결정적으로 부모가 아이들의 거울이고 그림자다. 너무 불행히도 요즘 사회에서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고 책임지는 어른이 별로 없다. 그게 아이들한테까지 전파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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