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밖은 정말 무서운 세상이더라
수련병원을 나온 전공의들은 일반의로 취직을 했든, 다른 직업으로 돈을 벌든, 백수로 지내든 그 과정에서 세상의 냉혹함을 더 심하게 겪었다고 말한다. 특히 일반의로 취업을 하려 해도 고연차거나 운이 좋으면 수련 때만큼 받는 정도의 월급으로 먹고 살 수 있지만 대부분은 전공의 때보다 훨씬 못한 처우를 받기도 한다.
A씨는 일반의로라도 취업하기 위해 전국 100여곳의 병·의원에 이력서를 넣었다. 이 중 면접 기회를 준 곳은 10곳 정도였지만 말도 안 되는 처우에 지금은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서울 지역 한 피부과의원에 면접을 보러 갔더니 '주 5일 근무에 월급 300만원'이라고 하더라고요. 서울인데 일반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보다 월급이 적더라고요. 일반의 공급이 늘어난 건 맞으니 임금이 내려간다 치더라도 선배 의사들이 후배 의사들의 노동력을 임금 후려치기를 통해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허탈했어요."(A씨)
출산을 앞둔 B씨도 걱정이 많다. 본인도 출산을 준비하느라 전공의 사직 후 진료 보조 업무를 맡았던 유방외과 의원을 그만뒀고, 군의관 전역을 앞둔 남편도 아직 인턴 수료만 하고 군대를 간 탓에 레지던트로 들어가기가 어렵다.
"사실, 좀 불안해요. 남편도 전역 후에 취직 자리를 알아봐야 하고 저도 출산 이후에 돈 벌 방법을 고민해야 하니까요. 만약 남편도 전역 후에 자리가 있다고 해도 아무것도 해결 안 된 상황에서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걱정이 많죠."(B씨)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지난해 10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사직 전공의의 질문을 듣고 있다. 왼쪽은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연합뉴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8/000093633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