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강남 의대생 살인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강남의 한 빌딩 옥상에서 발견된 20대 여성의 시신. 여성의 사인은 과다출혈로 신체에 남은 손상만 30개가 넘었다. 특히나 대부분의 손상은 목 부위에 집중돼 있어 참혹함을 더했다.
이 사건의 용의자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를 꿈꾸던 의대생. 그는 2018년 수능 만점자 중 한 명으로 사건 당시 명문대 의대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이날 피해자 A씨의 아버지는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서초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딸이 사망했다고 하는 거다. 살해를 당했다고 했다. 타살이라고 했다"며 악몽으로 남은 기억을 전했다.
이어 사건 당시 A씨가 입었던 옷을 공개하며 "서울 강남 한복판 건물 옥상에서 남들 다 보라고 공개처형을 했다. 그건 살해행위가 아니라 공개처형이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억눌린 감정을 한 방에 때려 넣은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생전 A씨와 용의자 B씨는 연인 관계로 지난해 2월말 교제를 시작했다. 더욱이 이들은 교제를 시작한지 53일 만에 부모님 모르게 혼인신고를 하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혼인신고서에 적혀 있던 증인은 B씨의 부모들이었다.
A씨의 아버지는 "생각이 올바르지 않고 일반적이지 않다. B씨의 부모와 통화를 하고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했다"라고 당시의 황당했던 심경을 전했다.
B씨는 피해자가 원해서 한 혼인신고임에도 피해자의 부모가 압박을 해 판단력을 잃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A씨의 친구 C씨의 진술과 반대되는 것이었다. C씨는 "내가 느끼기론 A가 속은 것 같았다"면서 A씨가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 안엔 '(B는) 서울 비싼 동네에서 피부과 크게 개원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받길 원했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B씨가 원했던 것이 A씨 아버지의 재력이었다는 방증.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고인이 남긴 흔적들에 B씨의 의도가 보인다며 "B씨는 A씨를 자신의 입신양명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고 심지어 동의 없이 임신을 시키려는 흔적도 있다. 굉장히 계산적인 만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렇듯 참혹한 계획살인을 저지른 B씨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징역 26년 형이다. 문제는 재판부가 피고인의 자살시도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전자발찌 부착명령과 보호관찰 명령을 모두 기각했다는 것이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판결문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판결을 선고하면서 한 말이 있다. '나중에 이 가해자가 사회에 돌아와서 사회에 기여할 것을 고려한다'고. 우리가 지금 무슨 기여를 기대하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