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은 과거 화제를 모았던 싸이의 뮤직비디오 출연 계기를 밝혔다. 영화 촬영으로 영국에 머물 때 싸이와 친해졌던 이병헌은 “싸이가 몇 년 전부터 자기가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형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정도 그렇고 너무 옛날에 뮤직비디오를 찍어봐서 난 그런 감이 없다. 해가 될 수 있다고 잘 피했다. 한 1~2년 있다가 음반이 나왔다고 했을 때도 잘 피했는데, 이 집요함은 있을 수가 없는 집요함이다”라며 “한 몇 년 있다가 또 ‘이번에는 뮤직비디오 꼭 좀 출연해달라’는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언젠가 얘 뮤직비디오를 하게 되겠구나’ 생각했다. 또 거절을 하든 말든.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하자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싸이뿐 아니라 신동엽의 집요함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우리 집에서 3일 밤을 새웠다. 어느 날 우리 집에 왔는데 내가 평소에 정말 좋아하는 와인을 4병을 가져왔다. 세 병째 꺼내는 순간 ‘일단 집어 넣어. 이상하다’ 했다. 아니나 다를까 ‘SNL 코리아’ 이야기를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동엽이랑 정말 친한 친구 사이니까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고 뭔가를 해주고 싶지만, 울렁증이 있다. 무대 위에 서거나 생방송에 대한 어떤 부담감과 발가벗겨진 느낌. ‘안녕하세요. 이병헌입니다’라고 하는 순간 ‘갑자기 거기서 공황이 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나로서 나오는 것이 배우들한테 익숙지가 않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그 사람으로서 행동하고 말한다고 생각하면 긴장할 일이 없는데 내가 ‘이병헌입니다’ 하고서 어떤 인사를 하는 순간부터는 갑자기 호흡곤란이 온다”라고 털어놨다.
평소 밤 11시에 취침한다는 이병헌은 “그날 새벽 3시인가. ‘한 번만 도와줘’라고 하면 ‘제발. 나 진짜 못해. 나 진짜 거기서 하다가 쓰러질 수도 있어’라고 했다. 계속 그런 얘기 반복이었다. 대답은 끝까지 하지 말아야겠다하고 참고 보냈다”라며 “다음날 동엽이가 또 왔다. 그날도 새벽 2시까지 있었고, 나는 참고 대답을 안 하고 보냈다. 다음 날 또 벨을 눌렀다. ‘얘도 그냥 언젠가 하게 되겠구나’ 해서 해보겠다고 했다. 거절 못 한 덕분에 밈이 홍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