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시청률 잡았지만 정체성 상실
과거 형식 그리워하는 시청자 많아

김수현, 이병헌, 주지훈 등 화려한 연예인 게스트를 앞세워 매회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본래의 기획 의도를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8년 8월 첫 방송한 '유퀴즈'는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포맷으로 기획됐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삶을 조명하는 형식이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거리 인터뷰 형식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이후 미리 섭외한 출연진과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유퀴즈' 관계자는 "현재는 형식보다 '우리네 이웃의 삶'을 들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지금은 스튜디오 녹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리 인터뷰로 돌아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고 애매한 상태"라고 답했다.
제작진이 형식을 우선순위에서 배제했다고 하지만, 방송 애호가 사이에서는 "'우리네 이웃의 삶'을 조명하기에는 기존의 길거리 인터뷰 형식이 더욱 좋았다"며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지금 형식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버는 스타들이 출연하는 게 과연 '우리네 이웃의 삶'을 대변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이 연예인 토크쇼로 변하면서 퀴즈의 의미가 퇴색했다고도 지적했다. '유퀴즈'라는 제목처럼 과거에는 엔딩을 장식하는 퀴즈가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였으나, 스타 출연 비중이 커지면서 퀴즈의 난이도와 중요성이 현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퀴즈를 맞혔을 때 주는 상금이 단순한 출연 서비스처럼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방송 관계자는 "'유퀴즈'가 점점 초호화 게스트를 섭외하며 화제성과 시청률 확보에 집중하는 만큼 기존의 길거리 인터뷰 형식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예인 토크쇼가 점점 사라지고 있고, '유퀴즈'가 유일한 대안처럼 여겨지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한 시청자는 "한때 다양한 시민들의 인생사를 들려주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던 '유퀴즈'가 초심을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개성을 잃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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