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언론, 국힘 시의원 보도자료 뒤 역사 교사 수업 의혹 제기...전교조 “교권 침해”

세종시의 한 중학교 역사 교사가 수업 시간에 “윤석열 대통령을 동물에 비유하며 욕설과 함께 ‘반드시 탄핵당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보도한 상당수 언론 기사에 대해 당사자인 A 교사가 “잘못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욕설' 당사자로 지목된 A 교사 “욕설 없었다”
14일 오후, 교육언론[창]은 윤 대통령에 대한 욕설 당사자로 지목된 A 교사를 전화 인터뷰하고 그가 교육청 등에 내기 위해 적어놓은 소명자료를 입수해 살펴봤다.
이날 상당수 언론은 “한 중학교 역사 교사가 윤 대통령을 동물에 비유하며 욕설과 함께 반드시 탄핵당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글이 게시됐다”면서 “해당 교사는 지난 12일 역사 수업 시간에 'XX' 단어 등이 섞인 자극적인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루 전인 13일, 세종시의회 윤지성 의원(국민의힘)이 “특정 정치인을 비하하는 표현은 교육자의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보도자료를 낸 뒤 벌어진 일이다.
이에 대해 A 교사는 교육언론[창]과 통화에서 “‘한국사’ 교육과정에 대통령 탄핵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최근의 탄핵 사태에 대해 말을 하게 된 것”이라면서 “내가 윤 대통령에게 동물을 빗댄 욕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A 교사는 “윤 대통령 구속과 석방에 대한 학생들의 질의가 오가는 속에서 나는 검찰은 일반 국민과 법 적용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위해 항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책무를 다 하지 않는 권력기관에 대해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A 교사의 설명대로라면 해당 교사는 기존 보도 내용처럼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동물을 빗댄 욕설을 한 바도 없고, 윤 의원의 주장처럼 ‘특정 정치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한 바도 없다. 검찰과 권력기관이 정치인이 아닐뿐더러, 이들을 향해 욕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이 개, 돼지로 취급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현재의 실태를 설명했을 뿐인 것이다.
상당수 언론이 “A 교사가 윤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해당 교사는 학생들에게 “기각이든 인용이든 최종 결과가 헌법재판소에서 나올 것”이라면서 “기각을 하면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복귀하지만, ‘탄핵이 되면 국민 분열을 막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때처럼 8명 모두 인용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탄핵과 기각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이 오고 간 뒤 관련 내용에 대해 답하면서다.
끝으로 A 교사는 “어떤 학생의 얘기를 듣고 한 보호자가 지역 소통방에 내 발언 내용을 올린 것 같은데, 그것은 내 발언 내용과 수업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면서 “수 많은 언론이 ‘내 발언’이라는 것을 보도했지만, 나와 통화한 기자는 교육언론[창] 기자가 처음이다.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쓰면 학교만 상처를 입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담담하다. 오히려 해당 학생이 위축되어 있을까 봐 걱정이다. 나는 해당 학생이 부모에게 단편적으로 말을 전한 행위가 잘못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 교사는 이날 오전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위해 해당 중학교를 방문한 세종교육청 직원들에게도 당시 상황을 비슷하게 말했다고 한다.
전교조 세종지부 “교사 수업 전문성 무시...부당한 탄압”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세종지부는 이날 오전 세종시의회 앞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윤지성 의원이 해당 학교를 방문한 뒤 교육청에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와 감사를 요구하며 일어났다”면서 “이는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무시하고, 수업 활동에 제약을 가한 명백한 교권 침해이며, 권력을 앞세운 부당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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