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외 가전 판매액 처음 앞서..내수 부진 속 로켓배송 집중 전략 효과
LG전자가 국내 최대 가전·디지털 기기 매출처로 떠오른 쿠팡에서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유통·가전 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을 제외한 쿠팡의 가전·디지털 카테고리 판매액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쿠팡 내 LG전자 판매액은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80~90%대로 대폭 상승하더니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매출을 앞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생산하지 않는 스마트폰 매출을 합산한 매출은 삼성전자가 여전히 우위지만, 이를 제외하고 양사가 모두 판매 중인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을 비롯해 노트북 등 IT기기 매출은 LG전자가 앞서기 시작한 것이다.
쿠팡이 LG전자 가전 제품에 대해 로켓배송에 나선 건 2017년부터다. 2015년부터 쿠팡과 손잡은 삼성전자보다 2년 늦은 후발주자였다. 초기 LG전자는 공기청정기와 청소기, 세탁기 등을 쿠팡에 납품했고 2020년부터 TV와 노트북 등으로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현재 쿠팡 가전·디지털 카테고리의 로켓배송 상품 수는 LG전자가 700개 이상으로 600여개 수준인 삼성전자보다 20% 가량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매출 역전의 발판은 LG전자의 프리미엄 노트북 브랜드 'LG 그램(gram)' 판매량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 제품의 로켓배송 판매액은 1년만에 2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식물 재배와 스피커 기능을 갖춘 '틔운'을 비롯한 다양한 로켓배송 가전상품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TV·냉장고 등 대형 가전은 쿠팡이 2019년부터 시작한 '로켓설치' 서비스가 고객 증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로켓설치는 전문 기사가 무료로 원하는 날짜에 배송하고 설치해주는 서비스로 가전 외에도 최근 매트와 타이어 등으로 품목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배송·반품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우위였던 가전 시장 수요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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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LG전자가 쿠팡 입점 상품 재고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일시 품절 상품을 최대한 빠르게 재입고시켜 회전율을 유지하는 전략에 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중순부터 TV 로켓배송 판매를 늘렸지만 아직 노트북을 비롯한 태블릿과 모니터, 프린터 등 여러 품목이 로켓배송에 입점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전 매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홈그라운드인 한국의 주요 유통 채널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추월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최근 홈플러스 회생절차 신청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쟁 구도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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