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면세점이 동대문점 철수와 함께 무역센터점에서 영업 중인 매장 일부를 백화점에 반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8~10층을 임차해 쓰고 있는데, 럭셔리 사업장인 8·9층만 남기고 10층을 정리하겠다는 계산이다. 누적된 적자로 시내면세점의 운영 효율화를 고민해 온 현대면세점이 칼을 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무역센터점 영업 면적을 축소하기로 했다. 무역센터점은 백화점(지하 1~7층)과 면세점(8~10층)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2018년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취득한 현대면세점이 지금의 자리에 1호점을 냈고 올해로 7년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8~9층은 럭셔리 명품과 뷰티 브랜드, 10층은 캐주얼 및 레저 브랜드 위주다. 10층 매장이 철수하고 나면 백화점 문화홀로 개편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면세점이 동대문점에 이어 무역센터점까지 슬림화에 나서려는 이유는 설립 이래 지속되고 있는 적자와 관련이 깊다. 출점 첫해인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면세점은 매해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거듭했으며 누적 적자만 3486억원에 달한다. 같은기간 매출은 330억원으로 시작해 2022년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2023년(9978억원)과 2024년(9721억원) 연이어 1조원을 밑돌았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그간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현대면세점은 2018년 11월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2020년 2월 동대문점, 같은 해 9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DF7) 등으로 영업망을 넓혔고 2023년 7월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DF5 사업권 입찰까지 따내며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확대한 바 있다.
다만 면세점을 둘러싼 위기는 현대면세점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으로 확산한 상태다. 신세계면세점이 올해 1월 부산점 영업을 종료했으며 앞서 지난해 9월 롯데면세점은 잠실 월드타워점의 35%를 차지하는 타워동 매장을 없애기도 했다. 특히 시내면세점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건 다이소, 올리브영, 무신사 등 대체 유통 채널이 증가한 여파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 1월 시내면세점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3% 줄어든 4억321만 달러에 그쳤다는 한국면세점협회의 통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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